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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남부 요충지 점령…젤렌스키, 푸틴과 '직접 대화' 의사

러 침공 8일째…헤르손 점령·마리우폴 포위

키이우 등 동북부 지역 진군에는 속도 못내

젤렌스키 "푸틴과 대화, 전쟁 멈출 유일한 길"

3일(현지시간) 폴란드 국경도시 코르쵸바에 마련된 임시 수용소 밖에서 피란 온 우크라이나의 한 어린이가 앉아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2차 평화 협상이 진행되는 중에도 포성은 멈추지 않았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남부 요충지 헤르손을 사실상 점령하고, 남부 마리우폴을 포위하는 등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8일째인 3일(현지 시간)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헤르손과 마리우폴 등 남부 해안 지역에서 전과(戰果)를 올리고 있다.

특히 헤르손은 사실상 러시아군이 점령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인구 30만 명의 헤르손은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병합한 크림반도와 가까운 흑해 연안 도시다. 특히 헤르손 점령은 크림반도의 용수 90%가량을 공급해온 북크림 운하에 대한 통제권 회복이라는 점에서도 러시아에 의미가 크다. 또한 가디언은 “헤르손 점령은 러시아군이 남부 항구도시이자 헤르손 서쪽에 있는 항구도시 오데사를 공격하고, 북쪽으로 진군하기 위한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풀도 러시아군에 포위돼 외부로부터의 물자 공급이 끊겼다. 또 전투가 이어져 전기와 수도·난방 서비스 등이 끊긴 것으로 전해졌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침략자(러시아군)들이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마리우폴을 봉쇄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군이 민간인 대피까지 막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마리우폴은 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도네츠크·루한스크) 사이에 있는 도시다.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을 장악하게 되면 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을 연결해 완전한 육지 회랑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외곽 보로디얀카의 주거지역에 있는 아파트가 러시아군의 폭격에 초토화한 모습을 드론으로 촬영한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다만 러시아군이 키이우를 비롯한 북부 및 동북부 지역에서는 진격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키이우는 또다른 미사일과 폭탄 공격을 견뎌냈다”며 “우리의 방공망은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격전으로 피해가 발생했다. 안톤 헤라시첸코 우크라이나 내무부 장관 보좌관은 이날 오후 키이우 북동쪽의 교통 요충지 체르니히우에 대한 러시아군 포격으로 33명이 숨지고 18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하르키우에선 이날도 러시아군의 포격이 계속돼 17세기에 지어진 정교회 사원인 우스펜스키 성당이 파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부 대표단이 벨라루스에서 2차 평화협상을 진행, 민간인 대피를 위한 회랑 조성 및 회랑 구역 내 전투 중단에 합의한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직접 대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직접 대화가) 전쟁을 멈출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대화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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