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곳곳에서 산불이 이틀째 이어지면서 산림·소방 당국이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산불이 꺼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5일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발생하고 해까지 저물어버리는 바람에 당국은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날 산림당국에 따르면 오후 5시까지 강릉 성산면 송암리 산불을 제외하고 강릉 옥계·동해, 삼척, 영월 모두에서 산불 진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강릉 옥계에서 난 불이 동해로 급속하게 번지면서 도심이 시커먼 연기로 가득 차 있다.
불은 시내 야산과 주택가까지 내려오면서 주민들을 위협했다. 주민들은 집에 물을 끼얹으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동해시 전역에도 연기, 냄새, 미세물질이 퍼졌으며 불이 번지지 않은 곳까지 연기가 확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내에서 이중창을 닫고 공기청정기를 틀어도 연기와 냄새가 끊임없이 유입되면서 마스크를 써도 호흡이 불편하다는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산림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까지 산림 피해면적은 강릉 옥계·동해가 450㏊, 삼척 260㏊, 영월 김삿갓면 75㏊, 강릉 성산 20㏊로 집계됐다. 이를 모두 합하면 여의도 면적(290㏊·윤중로 제방 안쪽 면적) 약 3배이자 축구장 면적(0.714㏊)으로 따지면 1127배에 달한다.
이 중 강릉 성산 산불은 발생 17시간여 만인 이날 오후 3시 40분께 진화됐으나 나머지 산불은 진화율조차 정확히 파악이 어려울 정도로 진화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산림·재산 피해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강릉 옥계 주택 4채와 삼척 주택·군 초소 각 1채가 전소됐으며 삼척 원덕읍 고포마을회관 1층에도 불이 붙어 일부 소실되는 등 재산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또 동해에서는 묵호와 망상에서만 각각 19채와 10채가 타는 등 건물 31채가 화마에 피해를 입었다.
현재 민간 대피 인원은 동해가 518명으로 가장 많고, 삼척은 애초 대피했던 200여 명 중 주민 대다수가 귀가해 요양시설 입소자와 관계자 91명 등 114명만이 경로당 등에 남아 있다. 강릉 옥계에서는 주민 15명이 대피했고, 강릉 성산 대피주민 10명과 영월 대피주민 20명은 귀가했다.
산불이 이틀째 강하게 이어지고 있지만 계속해 건조한 대기 상태가 유지되고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진화 작업은 길어질 전망이다. 산림 당국은 헬기 70여 대와 인력 5천여 명을 투입해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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