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전 다섯 번의 4자 TV토론이 끝났다. TV토론은 시민이 직접 후보들의 발언과 태도를 비교할 수 있는 기회다. 토론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날카로운 공격을 주고받았다. 초박빙의 지지율을 보이는 두 후보 중 TV토론의 승자는 누구였는지 바닥민심을 분석했다.
시청률과 온라인 언급량 등의 수치는 TV토론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얼마나 높았는지 보여줬다. TV토론이 진행되는 날마다 두 대선 후보의 검색량은 치솟았다. 커뮤니티, SNS에서의 언급량도 평소보다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지난달 3일 열린 TV토론 시청률은 39%였다. 1997년 15대 대선 55.7% 이후 최고 시청률이다.
①2월 3일: 尹 승
첫 토론은 윤 후보의 승리로 보인다. 윤 후보 연관 단어의 긍정 감성이 45%인 반면 이 후보는 부정 감성이 72%나 됐다. 윤 후보 연관 단어로는 ‘잘하다’가 가장 많이 언급됐다. ‘말 잘하다’, ‘기대’, ‘낫다’ 등의 긍정적인 단어도 눈에 띈다. 부정적 단어로는 ‘무식하다’, ‘망하다’ 같은 표현이 나타났다. 토론에서 윤 후보는 주택청약 만점이 몇 점이냐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질문에 오답을 말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의혹’, ‘논란’이란 단어의 언급이 각각 595건, 507건으로 가장 많았다. 토론에서 이 후보가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윤 후보의 공격을 받고 설전을 벌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의 연관어로는 부정 단어가 훨씬 많은 가운데 ‘잘하다’, ‘지지하다’ 등의 단어도 적지 않게 언급됐다.
②2월 11일: 李 승
두 번째 토론에서는 승패가 뒤바뀌었다. 이 후보의 긍정 감성이 27%로, 윤 후보의 18%보다 약 10%포인트 가까이 높았다. 이 후보의 연관 단어로는 ‘지지하다’가 가장 많았다. ‘잘하다’는 단어도 상위권에 들었다. 다만 여전히 ‘적폐’, ‘의혹’ 등의 부정 단어가 많이 언급됐다. 두 번째 토론에서도 대장동 의혹에 관한 공방이 있었던 영향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 때문인지 윤 후보와 관련해 가장 언급이 많았던 단어는 ‘적폐’였다. 첫 번째 토론과 달리 ‘분노’, ‘범죄’ 등의 단어의 언급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③2월 21일: 무승부
세 번째 토론은 무승부였다. 긍정 감성이 이 후보는 35%, 윤 후보는 32%로 거의 비슷했다. 두 후보 모두 ‘지지하다’는 단어가 가장 많이 언급됐다. 각 후보의 지지층이 결집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단어를 제외하고는 두 후보 다 부정 단어가 긍정 단어보다 많았다. 이 후보는 토론에서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공금 횡령 의혹을 두고 윤 후보와 설전을 벌인 만큼 ‘위기’, ‘의혹’, ‘논란’ 등의 단어가 많이 언급됐다. 윤 후보는 ‘믿지 못하다’, ‘허위사실’ 등의 새로운 부정 단어가 나타났다. 이는 토론에서 이 후보가 윤 후보를 향해 “상습적으로 거짓말을 하신다”고 쏘아 붙이는 등의 설전을 벌인 영향으로 보인다.
④2월 25일: 李 승
현재까지 점수는 1대 1로 무승부다. 판세를 점쳐볼 네 번째 토론 승자는 이 후보였다. 두 후보 모두 지난 토론보다 긍정 비율이 소폭 상승해 이 후보는 37%, 윤 후보는 31%로 나타났다. 많이 언급된 긍정 단어 또한 ‘지지하다’, ‘평화’, ‘잘하다’로 같았다. ‘평화’라는 단어가 언급된 것은 토론의 주제가 정치·안보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토론에서 이 후보는 “싸울 필요 없는 평화”를, 윤 후보는 “평화는 힘에 의한 억지력”을 강조하며 대립한 바 있다. 직전 토론과 반대로 이 후보의 부정 단어로 ‘믿지 못하다’가 떠올랐다. 이는 이 후보가 “(대장동 관계자들에게) 도움을 준 것은 윤 후보”라고 공격한 것에 대해 윤 후보는 “전부 거짓말”이라고 맞받으며 공방을 벌인 영향으로 해석된다.
⑤3월 2일: 李 승
TV토론의 최종 승자는 이 후보로 보인다. 다섯 번째 토론에서도 이 후보가 이겼다. 이 후보의 긍정 감성은 43%로 윤 후보의 30%에 비해 13%포인트 높았다. 이 후보의 새로운 부정 단어 중 눈에 띄는 것은 ‘차별’, ‘혐오’ 등이다. 사회 분야를 주제로 진행된 토론에서 젠더 이슈를 두고 두 후보가 공방을 벌인 영향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토론 중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의 권력형 성범죄와 2차 가해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다. 윤 후보의 부정 단어로는 ‘차별’, ‘망언’, ‘막말’ 등이 떠올랐다. 윤 후보는 토론에서 ‘성인지 예산’과 관련해 다른 후보들로부터 “포인트에 안 맞는 말을 한다”, “잘 모르고 말하는 것 같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매 토론마다 빠지지 않았던 대장동 의혹은 이날도 등장했다. 특히 이 후보가 대장동 특검 도입을 제안하자 윤 후보는 “이것보세요”라고 대응했고 이 후보는 “(특검)동의하십니까”라고 다섯 번을 물으며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두 후보 모두 가장 언급량이 많은 부정 단어는 ‘범죄’, ‘의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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