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울진 산불이 발생 사흘째를 맞고 있으나 방대한 발생 면적과 자욱한 연기, 송전탑 등이 진화에 큰 장애가 되면서 좀처럼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다.
6일 소방당국은 전국 소방동원령 2호를 발령한 가운데 진화인력 5000여명, 헬기 50여대를 투입, 진화를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그럼에도 산불 발생 면적이 워낙 방대해 좀처럼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울진 산불이 영향을 미친 구역이 1만2317㏊(삼척 650여㏊ 포함)로 서울 여의도 면적의 42배가 넘는다. 대규모 진화인력과 장비를 투입했지만 물리적으로 신속한 진화가 쉽지 않은 이유다.
넓은 산림을 태우며 뿜어져 나온 자욱한 연기 역시 진화에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전국에서 헬기 51대가 집중 투입돼 시시각각 물을 퍼 날라 진화를 하고 있지만 산불 현장 일대가 연기로 뒤덮이다 보니 상공에서 불길이 이동하는 모습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거미줄처럼 나 있는 송전탑도 신속한 헬기 진화에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 자칫 짙은 연기로 방향 감각을 상실해 송전탑에 부딪치는 큰 사고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마저도 최근 며칠 새 강릉, 부산 등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로 산불이 발생하다 보니 진화 헬기가 분산돼 추가 투입이 어려운 데다 지형상 산세가 험한 것도 진화 인력의 현장 접근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여기에 오락가락 종잡을 수 없는 강풍의 방향도 빼놓을 수 없다.
산불 발생 첫날 건조경보 속에 순간 초속 25m가 넘는 강한 바람이 서남서쪽에서 불면서 산불이 동해안 쪽으로 급속히 번졌다.
강원도 경계를 넘어 삼척까지 확산한 산불은 이튿날인 5일 바람이 남쪽으로 방향을 바꾸면서 무서운 기세로 남하했다. 이 때문에 불길이 울진군청 등 지역 주요 기관이 있는 울진읍까지 진출했다.
지금으로서는 하루 이틀 안에 불을 완전히 끄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게 소방당국의 설명이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하루 안에 모든 불을 진압하기는 어렵지만 확산이 예상되는 큰 불을 잡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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