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맨해튼 한복판을 활보하면서 아시아 여성들만 골라 '묻지마 폭행'을 저지른 20대 남성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뉴욕경찰(NYPD)이 맨해튼에 거주하는 스티븐 자이욘스(28)를 폭행과 증오범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고 보도했다.
기사 내용을 보면 자이욘스는 지난달 27일 오후 6시30분부터 8시37분까지 약 2시간여에 걸쳐 길에서 처음 본 아시아 여성 7명을 팔꿈치로 가격하거나 떠미는 등의 폭행을 가했다.
자이욘스는 먼저 맨해튼 코리아타운 인근 30번가에서 57세의 아시아계 여성에게 다가가 주먹으로 얼굴을 때렸다. 10분 후에는 한 블록 떨어진 곳에서 25세 여성을 폭행했다.
이후 자이욘스는 코리아타운 인근에서 유동 인구가 많은 맨해튼 남부 유니언스퀘어로 이동해 20대 초반 여성과 19세 여성을 주먹과 팔꿈치 등으로 때렸다.
뉴욕대(NYU) 근처에서 바닥으로 밀쳐진 20세 여성이 묻지마 폭행의 마지막 피해자였다.
7명 피해자 모두 자이욘스와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고, 공격을 당하기 전 그와 어떤 대화도 나누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신고를 접수한 뉴욕경찰 증오범죄 담당 부서는 사건 발생 사흘만인 지난 2일 오후 맨해튼에서 자이욘스를 체포했다.
자이욘스는 플로리다주(州) 출신으로 체포 이후 사건 경위 등에 대한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뉴욕에서는 아시아계를 노린 증오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맨해튼 차이나타운에서는 한국계 여성 크리스티나 유나 리(35)가 자택까지 뒤를 밟은 노숙자의 흉기에 사망했다. 주유엔 한국대표부 소속 52세의 한국 외교관은 길거리에서 묻지마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주에는 뉴욕 퀸즈에서 한 남성이 내리친 돌에 맞아 10주간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던 중국계 여성이 숨을 거뒀다.
뉴욕에서는 아시아계 혐오범죄로 인해 지난 2달 새 4명이 사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