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소통에는 진심인 편이다. 아무리 좋은 전략과 실천도 전달되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함께 하려는 것이 무엇이고 왜 하려고 하는지 끊임없이 전달돼야 하고 의심하고 있거나 계획대로 되지 않을 때를 눈치챌 수 있어야 한다. 리더의 메시지가 다시 메시지가 돼 돌아와야 한다. 그래야 방향을 맞추고 함께 그곳을 향해 갈 수 있으니까. 코로나19 때문에 쉽지 않다고 하는데 쉽지 않으니까 더 소통의 의미가 커지는 것이다. 어차피 시작은 짝사랑이다.
대표이사 취임식을 인터뷰 형태로 진행하자고 했다. 소통을 중요시하는 대표이사를 보여주는 방식으로는 이만한 게 없다는 생각이었다. 기존에도 다양한 채널에서 소통하고 있었으니 인터뷰 형태의 취임식 방송은 무리가 없을 거라고 했다. 결과적으로 첫 번째 인터뷰는 일방 소통에 그치고 아쉬움이 컸다. 진행팀은 신임 대표이사의 소통 의도는 알았는데 그렇게까지 진심인 줄 몰랐던 거다. 시크한 편인 우리 직원들을 끌어들이기에는 대본·연출·연기 모두 어설펐다. 어떻게 하면 통할 수 있을까 탐색하는 중이다. 일종의 ‘썸’이 시작됐다.
지난 2월까지 스무 번째 ‘워킹 런치’를 마쳤다. 처음에는 긴장하는 것 같았지만 직원들은 그렇게 시크한 것 같지 않았다. 긴장감을 풀기 위해서는 더 많이 다가가고 다가오게 해야 한다. 멀리 근무하는 직원들을 위해서는 연예인들이 하는 ‘커피차’도 보내고 손 편지와 특별 선물도 보냈다. 복직하는 직원의 집으로 축하 꽃바구니를 보냈다. 아이를 낳고 복직할 때 그 복잡한 심경을 알기에 소중한 사람이라는 의미로 보냈다. 리더에게 소통은 짝사랑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주는 게 좋아서 시작하는 것이다.
공채 1기에서 그룹사 대표까지 오게 된 비결도 가만히 생각해 보면 소통이라고 본다. 내가 소통을 잘했다는 게 아니라 선배들이 끊임없이 전달해 주고 들어주고 막힘이 없도록 용기를 북돋아 준 ‘소통’ 덕분이라고 본다. 이해가 되지 않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왜 이러는지 따지러 가고는 했다. 고객을 위한 올바른 선택을 하지 않을 때 유난스럽게 따지고 미래를 들먹이고 그랬다. 이런 모습을 강점이라고 추켜세워 주었다. 그리고 무엇을 빼야 하고 무엇을 넣어야 하는지도 알려 주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반도 못 알아들었던 것 같다.
이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그렇게 했는데 ‘리더십 평가는 좋지 않아요’ 또는 ‘성과가 좋지 않아요’ 하는 후배들이 있다. 소통을 직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수단이라고 오해하지 말아야 한다. 만족도도 중요한 지표지만 회사가 어떻게 해 주느냐에 대한 직원들의 수동적인 반응일 뿐 능동적인 반응은 아니다. 소통은 몰입도를 올리는 비법이 돼야 한다. 그래서 받는 것보다 주는 것에 진심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소통의 진심이 전달되면 일에서 주인 의식을 갖게 되고 동료와 관계를 쌓고 직장에서 개인의 성장과 발전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면 성과와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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