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나스닥 시장 투자 심리가 잔뜩 위축된 가운데 인텔이 자율주행기술자회사 모빌아이(Mobileye)의 기업 공개(IPO)에 착수했다. 모빌아이는 지난해 12월 기준 기업 가치만 500억 달러(61조5000억원) 이상으로 평가받고 있어 올해 IPO 기업 중 최대어로 꼽힌다.
7일(현지 시간) 로이터 통신은 “이날 인텔이 모빌아이의 기업공개 신청 서류를 비밀리에 관계 당국에 제출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인텔 측은 주당 가격과 발행 규모에 대한 세부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모빌아이의 IPO는 이미 지난해부터 예고됐지만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예고한 금리 인상이 임박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지정학적 긴장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모빌아이의 IPO가 미 증권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 지도 주목된다.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 초 두 달간 IPO에 모인 자금은 23억3000만 달러(약 2조8000억원)로 지난 해 같은 기간 모인 266억7000만 달러(약 32조8000억원)의 8% 수준에 불과하다. 러시아 침공 이후 최근 몇 주간 몇몇 회사들은 상장 계획을 연기하거나 취소했다.
모빌아이의 IPO를 통해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인텔의 반도체 칩 생산 공장을 미 전역에 확대하는 데 있어 재원 마련을 하는 한편 인텔의 성장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겔싱어 CEO는 지난해 12월 “IPO로 확보한 자금의 일부를 인텔 반도체 칩 공장 증설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모빌아이는 1999년 암논 샤슈아 이스라엘 히브리대 컴퓨터공학과 교수가 설립한 이스라엘 기업으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을 자랑한다. 2017년 인텔이 153억 달러(약 19조원)에 인수했다. 이후 자율주행기술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지난 해 매출이 14억 달러(약 1조70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40% 이상 급증하는 등 꾸준히 성장했다. BMW, 아우디, 폭스바겐, 닛산, 혼다, 제너럴모터스(GM) 등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올해는 독일과 프랑스에서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도 시작해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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