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의 실수로 제20대 대선 선거인 명부에서 누락돼 선거권을 박탈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경기도 구리시에 거주하는 40대 여성 A씨는 최근 20대 대통령선거 투표 안내문에 자신의 이름이 빠지고 사망한 시아버지가 올라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동사무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문의해보니 공무원의 실수였다. 해당 공무원이 A씨 시아버지의 말소된 주민등록등본을 보고도 사망신고서를 확인하지 않아 명부에 올라야 할 A씨는 제외됐고, 사망한 시아버지가 투표권을 얻었다.
이에 A씨는 구리시 선관위 문의를 통해 '주민등록증만 있으면 투표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지만 지난 5일 사전 투표소를 찾은 A씨는 투표를 할 수 없었다. 현장에서는 선거인명부 조회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었다.
A씨는 다시 동사무소와 선관위에 본 투표일인 오는 9일 투표를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중앙선관위 측은 "지난달 25일 선거인 명부가 확정돼 수정하기 힘들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이어 중앙선관위는 "동사무소의 실수다. 책임질 수 없는 문제"라며 "국가의 손해배상 여부는 모르는 부분이다. 동사무 직원을 대상으로 손배소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동사무소 측은 '조용히 넘어가자'는 입장을 보였다. 동사무소 관계자는 A씨에게 "해줄 게 없다. 행정소송 등을 해도 변호사를 선임하고 판결 나오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직원이 어리고 월급도 적다. 배려해줬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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