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유통이 금지된 ‘면조인’을 비싼 한약재인 ‘산조인’으로 속여 판매해온 일당들이 붙잡혔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산조인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여 가짜 제품을 제조·유통한 업체 6곳을 적발했다고 8일 밝혔다.
적발된 6개 업체에서 2020년 5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제조한 가짜 산조인은 2500kg(8000만원 상당)으로 한의원 등에 공급돼 한약 조제에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또 한의원 등에서 의약품으로 사용되는 한약재는 제조·유통에서 일반 식품보다 엄격한 관리가 이뤄져야 하는데도, 이번에 적발된 업체들은 대부분 식품용과 의약품용 한약재 원재료를 별다른 구분 없이 마대에 담아 창고에 보관하고 있었다고 서울시는 전했다.
산조인은 묏대추나무의 씨앗으로 신경안정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불면증 치료 등에 주로 사용된다. 하지만 가짜 산조인 제품이 많이 유통되고 있다는 정보에 따라 서울시 민사경이 한약재도매상과 한방병원 등에서 무작위로 구매한 제품을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이 가짜로 드러났다.
또 10개 제조업체 중 6개 업체가 산조인과 유사한 '면조인'을 산조인으로 둔갑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면조인은 산조인과 생김새가 비슷하지만 효능이나 부작용이 검증되지 않아 의약품뿐만 아니라 식품 유통이 금지돼 있고 산조인보다 3~4배 싼 가격에 거래된다.
서울시 민사경은 이번에 적발한 곳 중 2개 업체는 형사 입건해 수사 중이다. 강옥현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장은 "코로나19로 시민들이 건강에 관심이 높아진 시기에 시민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는 가짜 한약재로 시민들의 건강이 더 위협받지 않도록 수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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