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함께 있던 전 여자친구를 화장실로 데려가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조현진(27)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조씨는 최후 변론에서 "죄송하다. 이상이다"라고 단 두 마디만 남겼다.
지난 7일 대전지법 천안지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검찰은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조씨에게 무기징역형과 함께 위치 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 20년 등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해자를 살해하기 위해 흉기를 구매하고 이를 주머니에 넣고 간 것은 계획성이 명확하게 인정되는 부분"이라며 "온 힘을 다해 흉기를 휘둘러 결국 피해자가 과다출혈로 사망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유족에 대해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참회하는 모습도 없다"며 "사이코패스 성향이 강하게 보였고 재범 위험성도 높아 엄중한 형사처분을 내려 사회로부터 격리해야 한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조씨는 지난 1월 12일 오후 9시 40분께 천안시 서북구 성정동에 있는 피해 여성의 집을 찾아가 화장실에서 피해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뒤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현장에는 딸을 보러 고향에서 올라온 어머니도 있었다. 조씨는 범행 뒤 자신의 집으로 달아났다가 4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앞서 경찰은 내외부 전문가 7명이 참석한 신상공개위원회를 열고 조씨의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
피해자의 어머니는 의견 진술에서 "20대 제일 가장 예쁜 딸이 살려달라는 데 도움을 주지 못했다. 혼자 있을 때면 그날이 생각나고 밤에 잠을 못 잔다"며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아직도 '엄마' 하면서 문자가 올 것 같고 어디에선가 잘 살고 있을 것 같아서 너무 보고 싶고 가슴이 아프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스물일곱 살. 조현진이 평생 죗값을 치르고 사형에 처하더라도 내 딸은 돌아올 수 없으니 용서가 안 된다. 살인자는 사형이 마땅하다"며 "사람을 죽여놓고 자기는 살겠다고 하는 파렴치한 저런 인간에게는 법정 최고형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조씨 측 변호인은 최후 변론에서 "씻을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르고 어떤 말로도 용서받을 수 없다"면서도 "과거 불우했던 가정사를 겪었고 범행 이후 자신의 집에 있었으며 참회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조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 달 4일 오전 10시 30분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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