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2018년 폭파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 새 건물을 건축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제프리 루이스 미국 미들베리국제학연구소 제임스마틴비확산센터 동아시아 국장은 7일(현지시간) 군축 전문가 웹사이트에 이같이 글을 게재했다. 그는 “풍계리에 새 건물이 들어서고 기존 건물을 수리한 정황이 보인다”며 “이런 변화는 최근 집중적으로 발생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북한의 핵실험장 폐쇄 조치 이후 처음으로 현장에서 목격된 활동”이라고 지적했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앞서 지난 1월에도 재가동 징후가 포착된 바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헤이노넨 미국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풍계리에서 인부들의 작업 징후가 포착됐다”고 지적했었다. 그는 위성사진을 근거로 “차량 통행 흔적이 발견되며 제설 작업 등이 이뤄졌다”며 “풍계리 핵실험장을 일정 조건으로 점검·유지 중”이라고 분석했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북한이 지난 2018년 외신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폭파하는 등 ‘비핵화 조치’의 상징으로 여겨졌었다. 북한은 지난 1월 핵실험 모라토리엄을 파기하겠다고 밝힌 뒤 공개적으로 핵시설을 재개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이다.
IAEA는 북한이 영변 핵시설의 원자로도 재가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전날 IAEA 이사회에서 “지난해 8월 이사회와 총회에 대한 보고 이후 우리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계속 감시해왔다”며 “경수로 근처의 새로운 건물은 여전히 건설 중이며 이는 아마 원자로 부품의 제조나 유지를 지원하기 위한 것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이 5메가와트(MW) 원자로를 가동한 징후가 포착됐다는 것이다. 5MW 원자로는 폐연료봉을 만드는 시설이다. 그로시 총장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의 지속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며 “매우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북한은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완전히 준수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 세이프가드 협정에 대해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