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달 중국 국채를 대거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전세계 금융 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그동안 상대적인 ‘안전자산’으로 평가 받던 중국 국채시장까지 흔들리는 모양새다.
8일 블룸버그통신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2월 중국 국채 약 350억 위안(약 7조 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월간 순매도 규모로는 사상 최대치이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 국채를 순매도한 것도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이다. 이로써 외국인 투자자의 중국 국채 보유량은 1월 말 2조 5200억 위안에서 지난달 2조 4800억 위안(약 485조원) 규모로 감소했다.
중국 국채는 지난해 10월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의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된 이후 매달 평균 720억 위안 어치의 외국인 매수 자금이 유입됐을 정도로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인기였다. 하지만 올 들어 우크라이나 사태가 긴박해지자 중국 국채시장도 타격을 받고 있다. 통신은 “지정학적 리스크로 현금 수요가 급한 투자자들이 중국 국채를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는 반면 중국은 꾸준히 양적완화를 이어가면서 금리 차가 줄어들자 중국 국채 인기가 수그러들고 있다.
여기에 미국과 유럽의 금융제재에 맞닥뜨린 러시아가 보유하고 있던 중국 국채를 일부 매도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방의 자산 동결로 그나마 현금화를 할 수 있는 자산이 중국 국채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중국 국채의 단기적인 환매 리스크를 지적하며 투자의견을 ‘낙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수석 아시아 FX 및 금리 전략가인 스티븐 치우는 “위험 회피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줄이고 더 많은 현금을 보유하려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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