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침공에 맞선 외국인들에게 우크라이나 정부가 시민권을 발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우리나라에서 국제의용군에 참여하겠다며 떠난 UDT(해군특수전전단) 출신 유튜버 이근씨도 시민권을 받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8일(현지시간) 예벤 예닌 우크라이나 내무부 제1차관이 러시아 침공에 맞서기 위해 우크라이나로 입국하는 외국인들은 우크라이나 시민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예닌 차관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발급한 군용 여권을 통해 거주 허가를 받을 수 있다”며 “참전 외국인 가운데 시민권을 취득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우리 법률은 그런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드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7일까지 52개국에서 2만명 이상의 외국인이 우크라이나에서 싸우겠다고 자원했다. 자원봉사자들은 주로 리투아니아,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을 통해 우크라이나로 입국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씨도 폴란드 국경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도착해 현지 체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씨는 지난 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채널 등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의 출국 사실을 알렸다. 하루 뒤 “우크라이나에 무사히 도착했다”며 막사 등의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도 했다.
이에 외교부는 이씨를 형사 고발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현행 여권법상 우리 국민이 외교 당국으로부터 ‘예외적 여권 사용’ 허가 없이 여행경보 4단계 국가를 방문·체류할 경우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외교부는 러시아의 침공이 본격화하기 열흘 전인 지난달 13일에 우크라이나 전역에 ‘여행금지’를 뜻하는 여행경보 4단계를 발령한 바 있다.
이씨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근황을 올리고 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도착한 뒤 “6·25전쟁 당시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는 우리가 도와드리겠다”라고 적었다. 한국전쟁 당시 우크라이나는 소련에 속해 있었고 당시 소련은 북한을 돕기 위해 참전했다.
그는 자신의 우크라이나행을 두고 네티즌들의 설전이 이어지자 “안 가면 안 간다고 지×, 가면 간다고 지×. 역시 우리나라 사회의 수준”이라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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