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019년 이후 약 2년 반 만에 국내 팬들과 콘서트에서 만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로 열리는 공연이란 점에서 포스트 코로나의 공연 흐름을 짐작해 볼 수 있는 이벤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팬들은 ‘다이너마이트’(Dynamite), ‘버터’(Butter),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 ‘ON’ 등 코로나19 이후 나온 BTS의 히트곡들을 처음으로 공연장에서 직접 듣고 볼 수 있게 됐다.
10일 소속사 빅히트뮤직에 따르면 BTS는 이날과 12·13일 총 사흘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서울’ 콘서트를 연다. BTS가 국내에서 대면 공연을 여는 건 지난 2019년 10월 같은 장소에서 진행했던 ‘러브 유어셀프 ? 스피크 유어셀프’ 앵콜공연 이후 2년 반 만의 일이다. 12일은 극장에서 함께 보는 ‘라이브 뷰잉’ 이벤트를 진행하며 13일엔 온라인 스트리밍도 한다.
이번 공연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로 열린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회당 수용인원을 1만 5000명으로 승인 받았으며, 공연이 열리는 3일 동안 총 관중 수는 4만 5000명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11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이후 이달 16일까지 문체부가 허가한 대중음악 공연 총 149건 중 가장 많을 뿐 아니라 코로나19 사태 발발 이후로도 최대 규모다. 그간 실내 공연에 적용해 온 인원 규모인 최대 4000명의 3배를 웃돈다.
다만 최근 오미크론 변이가 급격히 퍼지면서 확진자가 급증한 와중에 공연이 열리기 된지라, 이번 콘서트의 무탈한 개최 여부는 앞으로 공연의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소속사 측은 매 공연에 입장 인원의 5%(약 750명) 수준의 방역 관리 요원을 배치해 발열 체크와 마스크 착용 여부를 철저히 확인할 계획이다. 공연이 끝난 뒤에는 구역별로 퇴장해 밀집도를 줄일 방침이다.
멤버들은 오랜만에 서울서 팬들과 만난다는 점에 공연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최근 V라이브를 통해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언제 한국 팬 분들을 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수백 번 했는데 그 순간이 오니까 너무 뜻깊고, 감정을 어떻게 말로 표현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벅찬 기분”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를 반영해, 그간 여러 온라인 공연에서 선보였던 화려한 세트와 소품,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첨단 기술보다는 아티스트와 팬이 서로 집중하며 공연을 즐기도록 기획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한국서 대면 공연으로 선보이지 못했던 곡을 비롯해 멤버 모두 함께할 수 있는 곡들로 셋리스트를 채운다는 계획이다. 특히 팬데믹으로 취소된 월드투어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맵 오브 더 소울:7’ 앨범의 타이틀곡 ‘ON’이 공연의 첫 곡을 장식할 것으로 보인다. 빅히트뮤직 측은 이 앨범에서 선공개됐던 ‘블랙 스완’도 셋리스트에 포함했다고 전했다. 콘서트 총연출자인 하정재 LP(Lead Professional)는 “BTS의 예전 공연에서는 앨범 단위의 수록곡을 중심으로 셋리스트를 구성했다면, 이번 공연은 처음부터 열린 상태에서 시작했다”며 곡 선택 과정서 멤버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고 말했다.
관객과 만남에 집중하기 위해 지난 로스앤젤레스(LA)공연 때 선보인 바 있는 대형 LED도 다시 등장한다. 소속사 측은 “무대 위 BTS 멤버들이 돋보이고 생생하게 보일 수 있도록 만들었다”며 “이번 공연에선 생동감을 살리기 위해 최대 크기를 유지하면서도 곡 별로 차별화한 장면을 구현할 수 있도록 상하전후 전환이 가능한 가변형 '이동식 LED'를 중앙에 설치한다”고 전했다. 하 LP도 “아티스트가 팬들의 눈을 마주 보며 노래하고, 팬들에게 한 걸음이라도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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