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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인 옆에 없는 김건희 여사…퍼스트레이디 역할론 주목

잇단 의혹에 선기기간 등판 무산

본인 전문성 살려 '일하는 영부인' 나오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부인 김건희 씨가 지난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신원 확인을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연합뉴스




선거 기간 내내 각종 의혹으로 구설에 올랐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끝내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미혼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 배우자가 공식 행보를 함께하지 않은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윤 당선인 내외가 동시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2019년 7월 청와대에서 열린 윤 당선인의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이 처음이었다. 세련된 외모와 왕성한 사회활동 이력이 함께 조명을 받으며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

향후 대내외적으로 다양한 공개 활동이 요구되는 영부인으로서 역할을 김 여사가 어떻게 해낼지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영부인의 전통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본인의 전문성과 활동성을 살린 행보로 새로운 행보를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1972년생으로 올해 50세인 김 여사는 해외 유명 미술품 전시·기획사인 코바나콘텐츠 대표를 맡고 있다. 정치권의 통상적인 '내조형 아내'와는 거리가 있는 셈이다.

윤 당선인이 지난해 6월 정치도전을 선언하면서 주요 국면마다 김 여사의 데뷔전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윤 당선인은 평소 스스로를 '애처가'라고 소개하는 등 아내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 왔으며 '커리어우먼' 이미지와 맞물려 많은 사람이 김 여사의 적극적인 행보를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김 여사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초반은 김 여사 본인과 친정 일가의 재산 형성 과정을 둘러싼 사법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게 영향을 미쳤다.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모친의 요양급여 부정수급 의혹 등이 대표적이다. 이후 허위 이력, 무속 논란 등 개인 신상 문제가 잇따라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12월 김건희씨가 여의도 당사에서 허위이력 논란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여사는 지난해 12월 26일 여의도 당사를 찾아 이력 논란에 대해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한 이후 비공개 일정 위주로 움직였다. 그사이 이른바 '7시간 통화' 녹취 파문으로 한 차례 더 곤욕을 치렀다. 지난 1월 17일 MBC 스트레이트 보도를 통해 공개된 녹취록은 김 여사가 유튜브 채널 '서울의 소리' 기자와 사적으로 대화한 내용이 담겼다. 특히 무속, 주술 관련 발언과 안희정 전 충남지사 사건 피해자에 대한 언급 등이 논란이 됐다.

하지만 선거에 악재가 될 것으로 여겨졌던 당초 우려와 다르게, 일부 지지층 사이에서는 오히려 김 여사 특유의 털털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효과도 있었다. 역대 대선후보 배우자 중 유일하게 SNS 등에서는 팬클럽도 생겨났다.

이후 김 여사는 프로필 사진 촬영을 하고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개인 프로필 페이지도 개설했지만, 공개 활동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후 지난달 극동방송 이사장인 김장한 목사를 만나고 서울 강남구 소재 봉은사를 다녀간 모습이 사후에 사진 보도 등으로 공개됐지만, 이 또한 개인 차원의 일정이었다고 당선인 측은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4일 서초구 자택 인근 사전투표장이었다. 홀로 투표를 마친 김 여사는 소감을 묻는 취재진을 향해 "고생 많으십니다"라고 짧게 인사하고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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