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의 제재로 수천명의 러시아 관광객들이 태국에서 발이 묶인 것으로 전해졌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태국 관광청장은 푸켓, 코사무이, 파타야, 크라비 등지에서 7000여명 이상의 러시아인들이 본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러시아로 돌아가는 항공편의 운항이 중단되고 루블화 가치가 폭락한데다 카드 결제도 막혔기 때문이다.
태국은 러시아군의 즉각적인 철수를 요구하는 유엔 결의안을 지지한 141개 국가 중 하나이지만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는 동참하지 않았다.
태국은 러시아 국민들에게 인기 있는 여행지다. 지난 2019년 한해 동안 140만명의 러시아인이 태국을 찾았다. 지난 1월에는 2만3000명의 러시아인이 태국에 입국했는데 이는 전체 태국 입국자 수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숫자다. 유타삭 수파손 태국 관광청장은 “우리는 좋은 집주인으로서 손님을 돌봐야 한다”라며 “여전히 러시아 관광객들이 태국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 태국에 발이 묶인 러시안들 가운데 절반은 푸켓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푸켓 관광협회는 루블화 폭락으로 고통받는 러시아인들을 위해 현지 호텔에 가격을 낮추고 투숙 기간을 연장해줄 것을 요청했다. 태국 현지의 러시아인들은 비자와 마스터카드가 러시아에서 결제 업무를 중단했기 때문에 카드 결제가 거의 막힌 상태다. 아직 푸켓에 머무르고 있는 러시아인들 가운데 일부는 중국의 유니온페이를 이용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호텔과 항공편 결제를 위해 암호화폐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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