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당선 이후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 수사가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에 정치권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 대장동 이슈는 양강 후보의 최대 리스크로 여겨져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대장동 설계 의혹 이외에 윤 당선인도 부산저축은행 불법 대출 수사 무마 의혹 등이 떠오르며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윤 당선인은 10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당선 인사를 한 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중 “대장동 이야기는 오늘은 좀 안 하는 게 좋지 않겠냐”며 관련 언급을 피했다. 이어 “제가 늘 말씀드리지만 그런 모든 문제는 시스템에 의해서 가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지난 2일에도 윤 당선인은 대선 주자 TV토론에서 ‘대장동 특검’을 하자는 이 후보의 주장에 즉답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간 대장동 의혹과의 연관성을 부인해온 그가 특검을 거부한 것을 두고 유권자들의 의견도 분분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국민의힘이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고 했던 것을 빗대 윤 당선인이 범인이라고 반격하기도 했다.
다만 그가 이날 ‘시스템’을 강조한 점에 비춰볼 때 검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나는 비리 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는 당선 연설에서 법치의 원칙하에 부정부패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 당선인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부정부패는 네 편 내 편 가릴 것 없이 국민 편에서 엄단하겠다”며 “우리 국민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적용되는 법치의 원칙을 확고하게 지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직자가 권력에 굴복하면 정의가 죽고 힘없는 국민은 더욱 위태로워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께서는 26년간 공정과 정의를 위해 어떠한 권력에도 굴하지 않았던 저의 소신에 희망을 걸고 저를 이 자리에 세우셨다”며 “정의가 무엇인지 고민하기 전에 일상에서 정의를 느낄 수 있게 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라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민주당은 4일 3월 국회를 소집해 대장동 특검안을 수용할 것을 국민의힘에 요구해왔다.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상설특검법을 활용한 특검요구안을 발의해 진실 규명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다만 대선 패배와 인수위원회 출범 등 달라진 정치 환경을 고려하면 실제 처리 가능성은 낮을 수 있다고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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