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남측 대통령 선거 이틀 만에 윤석열 후보가 당선됐다고 짧게 보도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와 비교하면 보수정부 집권임에도 보도 시점이 빨라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11일 “남조선에서 3월 9일 진행된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보수야당인 국민의힘의 후보 윤석열이 근소한 차이로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고 한 문장으로 전했다. 북한이 남한 대선에서 보수정당 후보가 당선된 사실을 당선인 이름까지 포함해 큰 시차 없이 보도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됐을 당시에는 박 전 대통령의 이름조차 거론하지 않고 “새누리당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당선됐다”고 전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됐을 당시에는 일주일간 보도를 하지 않다가 조선신보 칼럼을 통해 “이 전 대통령 당선이 ‘보수의 승리, 진보의 패배’란 구도가 아니라 경제문제 때문이니 남북협력 관계에 역행하지 말아야 한다”며 훈수를 뒀다.
반면 진보정부가 들어설 경우 비교적 발 빠르고 상세하게 내용을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됐을 당시에는 조총련계 기관지 조선신보가 “정권교체를 이루어낸 민중의 힘”이라며 첫 소식을 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5월 11일 ‘남조선에서 제19대 대통령선거 진행’이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타전한 바 있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 언론은 당의 선전선동 역할을 하기 때문에 달갑지 않은 내용은 보도하지 않는다”며 “보수정권이 들어선 점에 대해서도 불쾌감을 담아 짧게 보도하는데 윤석열 당선인에 대한 보도시점은 이전보다 빨라 눈길을 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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