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는 총출동한 최정상급 선수들보다 코스가 더 주목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11일(한국 시간) 개막한 올해 대회에서도 소그래스TPC 스타디움 코스(파72)를 대표하는 17번(파3)과 18번 홀(파4)이 희생자를 내며 뉴스 메이커가 됐다.
물로 둘러싸인 아일랜드 그린으로 유명한 17번 홀은 해럴드 바너 3세(미국)에게 굴욕을 안겼다. 지난달 상위 랭커들이 대거 참가한 아시안 투어 사우디인터내셔널에서 우승을 차지한 그는 상승세를 몰아 이날 16번 홀까지 버디만 7개를 뽑아냈다. 하지만 17번 홀에서 한꺼번에 3타를 까먹었다. 핀이 그린 뒤편에 꽂혀 티샷이 그리 어렵지 않은 세팅이었지만 백 스핀과 내리막 경사 탓에 볼이 뒤로 굴러 물에 빠졌다. 1벌타를 받고 드롭 지역에서 친 세 번째 샷도 비슷한 지점에 떨어져 뒤로 굴렀으나 그린 가장자리에 겨우 멈췄다. 4타째를 홀 근처로 보낸 뒤 2.5m가량의 퍼트도 넣지 못해 트리플 보기를 적었다. 18번 홀에서 보기를 보탠 바너 3세는 3언더파 69타 공동 11위로 첫날을 마쳤다. 마지막 2개 홀에서 4타를 잃지 않았다면 6언더파 공동 선두인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 톰 호기(미국)에 앞설 수 있었다.
18번 홀에서는 애덤 스콧(호주)이 ‘더블 파’의 악몽을 겪었다. 티잉 구역부터 그린까지 왼쪽이 모두 물인 이 홀은 난도가 가장 높은 곳이다. 티샷과 1벌타를 받고 다시 친 세 번째 샷이 연달아 물로 향했고, 5타 만에 페어웨이를 밟은 끝에 6온 2퍼트로 8타를 적어냈다. 2004년 이 대회 우승자인 스콧은 6오버파 78타로 컷 탈락 위기에 몰렸다.
악천후로 선수 절반 이상이 1라운드를 마치지 못한 가운데 이경훈(31)은 2언더파 70타를 쳐 공동 19위에 자리했다. 임성재(24)는 이븐파 72타, 세계 랭킹 1위 욘 람(스페인)은 3언더파 69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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