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의 여론전을 펼치기 위해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 스타들을 동원했다.
워싱턴포스트(WP)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백악관이 틱톡의 최상위 스타 3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인 '줌'을 통해 우크라이나전의 전황을 브리핑했다고 보도했다.
이 브리핑은 맷 밀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소통담당 특보와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이 주도했다. 이들은 이 행사에서 미국의 전략적 목표를 소개하고 우크라이나 지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의 협력 등에 관한 질의응답도 진행했다.
백악관이 틱톡 인플루언서들에게 브리핑까지 한 것은 틱톡이 우크라이나전의 실시간 정보를 얻기 위해 이용자들이 자주 찾는 곳이라는 인식에 따른 조치다. 그러나 위험한 허위 정보와 러시아의 선전 활동이 이 공간을 통해 퍼진다는 우려도 작용했다.
일부 인플루언서는 이 행사 후 잘못된 정보를 밝혀내고 효과적으로 소통할 더 큰 권한을 위임받은 것처럼 느꼈다고 말한다고 WP는 전했다. 1000만여 명의 팔로워를 둔 18세의 엘리 자일러는 "나는 Z세대를 위한 백악관 특파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Z세대는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나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젊은 세대를 뜻한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틱톡과 같은 사이버 공간의 영향력이 커지자 온라인 크리에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백악관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장려하기 위해 수십 명의 틱톡 스타들을 동원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역점 사업인 인프라 확대 계획을 설명하려고 브리핑 행사를 직접 갖는가 하면, 보육 정책 홍보를 위해 육아 관련 인플루언스와 함께 페이스북, 유튜브를 통한 인터뷰도 진행했다.
컨설팅 전문가인 테디 고프는 WP에 미디어에서 문화적, 세대 간 변화가 대규모로 일어나고 있다며 차세대 미디어를 포용하려는 백악관의 전략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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