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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관광객 6000명, 태국서 발묶여…카드도 막혀 '울상'

러시아·우크라이나 관광객 7000명가량 태국 체류

주태국 러대사관 "발묶인 관광객 비자연장 요청"

태국 푸켓 해변. 이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AP 연합뉴스




주태국 러시아 대사관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사회 제재로 항공편이 취소돼 발이 묶인 자국 관광객들에 대한 비자 연장을 요청했다.

DPA 통신은 14일 러시아 대사관이 태국 당국에 러시아 관광객들의 비자를 우선 30일간 연장해 달라고 요청하는 서류를 발송했다고 보도했다.

대사관은 비자 연장을 요청하는 서류가 이미 1200건 이상 발송됐다고 덧붙였다. 대사관은 러시아로 돌아가는 항공편 다수가 취소된 뒤, 태국에 발이 묶인 러시아 관광객들은 '필요한 조력'을 받고 있다면서 이들의 귀국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일간 방콕포스트 등 태국 언론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관광객 7000명 가량이 태국에 머물고 있으며 이들 중 대다수는 유명 휴양지인 푸껫을 비롯해 꼬사무이와 파타야, 끄라비를 찾은 이들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 관광객 약 6000명 중 푸껫에만 3000여명이 체류 중인 것으로 관광 당국은 집계하고 있다.

이 중 일부는 이미 귀국해야 했지만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이후 항공편 취소로 태국에 머무는 이들이 점차 느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정부도 이런 상황을 감안해 이들에 대해 일단 추가 비용 없이 비자를 연장할 수 있도록 허용할 방침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비자 연장에는 1인당 1900밧(약 7만원)이 소요된다. 동시에 귀국을 원하는 러시아 관광객들을 돕기 위해 러시아 측과 특별항공편 운항을 포함한 방안을 당국이 모색 중이라고 AFP 통신은 전했다.

남편 및 두 살, 네 살, 일곱 살 자녀 3명과 지난달 27일 푸껫에 온 에브게니아 씨는 통신과의 통화에서 국영 아에로플로트 항공의 귀국 항공기 표가 취소됐음을 알게 됐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에브게니아 씨는 "아이들이 매우 어리고 여기에서 살 돈도 충분하지 않아 매우 불안하다"면서 "내일 공항에 가보려고 하지만, 상황이 어떨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그녀의 가족은 오는 28일 푸껫을 떠나 집이 있는 모스크바로 떠날 예정이었다. 에브게니아 씨는 일부 러시아 관광객들은 대체 항공편을 구하기도 했지만, 자신을 포함해 다른 이들은 그러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제재로 러시아행 항공편 운항을 제한했다. 이에 러시아도 이들 국가를 상대로 맞불을 놓아 서방과 러시아를 오가는 하늘길은 사실상 막힌 상태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인들이 많이 찾는 태국 등 동남아 국가에도 여파가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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