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세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요동치는 가운데 중국은 어느 국가보다 가장 큰 이득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외교적·경제적으로 대중 의존도를 높일 수밖에 없고, 중국은 이런 상황을 활용해 국제 사회에서 입지를 대폭 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비난 일색인 국제사회와 다소 거리를 두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집중적인 제재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내비치며 러시아 편을 들었지만, 일단은 중국 기업이 이런 제재에 따르지 않겠다고 단정적으로 밝히지도 않았다고 NYT는 전했다. 러시아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중국 기업이 서방 국가에서 경제적 손실을 입지 않도록 하는 ‘균형 잡기’로 풀이된다.
미국 워싱턴의 싱크탱크 '스팀슨 센터'의 한 중국 전문가는 NYT에 "장기적으로 봤을 때 러시아는 결국 국제사회의 외톨이가 될 것"이라며 "결국 (러시아가) 중국으로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또한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골몰하는 기간이 길어지면 중국 입장에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다만 NYT는 중국이 러시아를 너무 가까이 뒀다가 오히려 유럽의 강한 반감을 살 수도 있다는 점이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또한 이번 전쟁을 계기로 독일·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이 국방력을 대폭 강화하게 된다면, 유럽 안보 문제에서 한숨을 돌리게 된 미국이 다시 아태 지역에 집중하여 중국과의 대치가 심화할 수 있다고도 내다봤다.
홍콩 중문대학의 한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에 대해 "결정적 실수만 없다면 중국의 현대화는 계속될 것이고 중국이 국제 질서 확립에 있어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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