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커피 체인 스타벅스가 브랜드를 상징하는 하얀 일회용 종이컵을 단계적으로 퇴출할 계획을 내놓았다고 CNN 방송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커피 등 뜨거운 음료에 쓰이는 하얀색 바탕에 초록 로고가 인쇄된 종이컵과 찬 음료에 쓰이는 투명한 플라스틱컵은 한눈에 스타벅스임을 알아볼 수 있는 이 브랜드의 상징이다. 그러나 이 컵은 동시에 일회용으로 사용되고 버려져서 환경 문제를 유발해왔다. 일부는 재활용되지만 여전히 상당수는 매립되거나 폐기된다.
스타벅스의 마이클 코보리 최고지속가능성책임자는 "우리 컵은 어디에나 있다. 우린 그걸 좋아한다. 하지만 그것은 한 번 쓰고 버리는 사회를 보여주는, 어디에나 있는 상징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코보리 책임자는 이에 대한 최선의 해법은 "일회용 컵을 없애는 것"이라고 밝혔다.
스타벅스는 일회용 컵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 위해 대대적인 '컵 임대' 프로그램을 고려하고 있다. 고객이 1달러(약 1200원)의 보증금을 내고 음료를 담은 일반 컵을 가져갔다가 나중에 이를 매장 내 스마트 쓰레기통에 반납하면 1달러를 되돌려 받는 것이다. 스타벅스는 이 프로그램이 다른 친환경 캠페인보다 고객들로부터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전 세계적으로 8개 시장에서 20가지 종류의 다른 컵 임대 프로그램을 시험하면서 새 컵을 개발했다. 새 컵은 가벼운 폴리프로필렌 소재로 일회용 컵을 대신해 약 100번 사용할 수 있고 최종적으로는 재활용할 수 있다. 환경에 남기는 발자취가 매우 적다는 것이다. 시애틀에서 이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하는 매장의 매니저 킴 데이비스는 "고객과 직원들 사이에서 즐거움과 참여도가 매우 높았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일본과 싱가포르, 영국에서도 비슷한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자기 컵을 가져온 고객에게 보상금으로 10센트를 주던 것을 50센트(약 600원)로 올리거나, 일회용 컵에 대해 부담금을 물리는 프로그램도 테스트하는 중이다. 스타벅스는 또 내년 말부터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고객들이 사전 주문이나 드라이브스루 주문 때도 자신이 가져온 머그컵을 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2025년까지는 모든 고객이 자기 머그컵을 가져와 사용하거나 임대 머그컵을 쓰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일회용 컵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다.
스타벅스의 제품경험 담당 부사장 어밀리아 랜더스는 "가장 열렬한 지속 가능성의 옹호자인 고객도 쉽게 행동을 바꾸지는 않는다"며 스타벅스에서 종이컵·플라스틱컵을 없앤다면 이는 큰 성취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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