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서울 용산 국방부 신청사로 이전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이 "헛소리"라면서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군사전문가인 김 전 의원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어차피 이뤄지지 못할 얘기"라며 "실컷 검토해 보시라"면서 이렇게 적었다.
그러면서 김 전 의원은 "대통령의 경호와 안전만이 청와대가 존재해야 할 이유의 전부는 아니다"라며 "청와대는 단순히 대통령이 집무하는 공간이 아니라 국가 안전의 최후의 보루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도 청와대에 들어가고 싶어서 간 것이 아니라 국가 안전의 요구 때문에 들어갔다"고도 했다.
김 전 의원은 이어 "대통령이 집무실을 옮기는 건 국가 대사다. 그 중차대한 일을 '안 들어간다'는 말 한마디로 내질렀다"면서 “두 달 후에 출범할 정권이 집 못 구해서 뛰어다니는 전세 난민 신세가 됐다. 이렇게 국가가 불안해서야 되겠는가. 차기 대통령이 이런 식으로 웃음거리가 되는 걸 누가 원한단 말인가”라고 거듭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아울러 김 전 의원은 "청와대는 대통령이 뛰어서 5분 거리 안에 국가의 자연재해나 안보위기, 사회혼란을 관리할 수 있는 위기관리센터가 있다"면서 "지하 벙커에 수백억원의 예산을 들여 오랜 시간에 걸쳐 구축한 시스템"이라고 상황을 짚었다.
여기에 덧붙여 김 전 의원은 "또한 청와대는 유사시 국가의 통신과 물류가 마비되는 사태에도 대통령의 통신이 작동하게 하는 통신단도 있다"면서 "경호처는 단순히 대통령 경호업무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군과 경찰과 협조관계를 구축하여 유사시를 대비하는 조직"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김 전 의원은 대통령 집무실을 국방부로 옮긴다는 보도를 두고 "이 말대로라면 당장 대통령이 국가의 위기를 관리할 수단이 없다"며 "청와대의 그 값비싼 시설과 기능이 무용지물이 된다"고 날을 세웠다.
김 전 의원은 그러면서 "국방부 인근의 합참(합동참모본부)에 군사 지휘통제본부, 즉 벙커가 있기 때문에 더 위기를 잘 관리할 수 있다는 설명도 있던데, 뭘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지적한 뒤 "합참 벙커는 지금 군 지휘부를 위한 시설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국가 주요 요인과 참모를 데리고 들어가기에는 비좁다"고도 했다.
이와 함께 김 전 의원은 "비상시에 군인들 다 내쫓을 건가. 국가안전보장회의는 서서 할 건가"라고 물으며 "그렇게 벙커가 필요하다면 용산의 국방부로 들어갈 일이 아니라 수도방위사령부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김 전 의원은 "국방부는 또 어디로 가라고. 과천정부청사? 참으로 어이없는 주장"이라면서 "국방부가 들어서면 청사의 경비가 강화되고 방호를 위한 시설 공사를 다시 해야 한다. 수천억원의 예산이 낭비된다. 또한 주변에 대한 각종 규제로 과천 시민들이 결사반대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윤 당선인 측은 이날 오전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관련해 "청와대로 들어갈 가능성은 제로"라고 밝혔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용산을 포함해서 지금 여러 후보지를 놓고 저희가 검토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며 "윤 당선인이 정치 개혁을 선언하면서 지금의 청와대 밖으로 나오는 것은 국민 속으로 들어가고 소통이 중요하다는 오랜 의지 때문"이라고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