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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美대사관 현지직원들 "외면 말라"…배신감 토로

美국무부에 서한 "재정지원·가족대피 약속 지켜달라"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북부 체르니히우 주거지역의 주택들이 러시아군의 포격에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EPA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내 미국 대사관에 고용된 현지인 직원들이 미국 정부가 자신들을 외면하고 있다며 배신감을 토로하고 있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16일(현지시간) 외교시설 직원들이 “미국을 위해 일한 우크라이나인은 러시아군의 표적이 될 개연성이 충분한 데도 적극적으로 보호가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외교시설에서 일한 우크라이나인 600명가량이 최근 미국인 관리들의 태도를 비판하는 서한을 미 국무부에 보냈다. 이들 직원은 국무부 관리들이 전쟁과 미국 대사관 이전 등으로 위기에 몰린 자신들을 위해 재정 지원을 비롯해 가족 대피, 미국 입국 허가 등을 온라인 회의를 통해 약속했지만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직원은 미국 관리들이 미국이 아닌 유럽 국가에 망명 신청이나 지원을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권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관은 지난달 24일 러시아 침공이 시작되기 전에 폴란드로 이전했다. 현재 직원들은 서한에서 "우리와 함께 일해 온 국무부 직원들이니까 우리가 무슨 일을 겪는지 잘 알 것"이라며 배신감을 토로했다. 이들은 "가족은 흩어졌고 많은 이들은 살기 위해 지하실로 피했으며 일부는 전장에 나서거나 피란길에 올랐다"며 "아이들은 트라우마 때문에 스트레스 증세를 보이고 교육과 보살핌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포린폴리시는 국무부 관리들이 대사관이 전쟁 전처럼 복원되지 않을 가능성을 언급해 현지인 직원들에게 추가로 심리적 고통을 안겼다고 지적했다.

에릭 루빈 미국외교관협회(AFSA) 회장도 "이것은 도덕성과 품위의 문제"라며 "이 상황에 총력을 다한다는 점을 보여주지 않으면 해외에서 누가 우리를 위해 일하려고 할 것이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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