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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조끼 벗어 아이 입혔다…우크라 한국계 배우 마지막 순간

파샤 리, 자원 입대 후 민간인 대피 돕던 중 사망

한국계 우크라이나 배우 파샤 리(Pasha Lee)가 러시아와의 교전 중 사망했다./트위터 캡처




한국계 우크라이나 배우 파샤 리(Pasha Lee, 33)가 러시아와의 교전 중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사망 전 방탄조끼를 벗어 아이에게 입혀줬다는 사연이 뒤늦게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시민단체 CCL(Center for Civil Liberties)는 지난 14일(현지시간) 트위터에 "파샤 리의 시신을 찾았다. 파샤 리는 이르펜에서 사람들을 대피시키는 동안 러시아군이 민간인들에 폭격을 가하며 대피를 방해하자 방탄조끼를 벗어서 안고 있던 아이에게 입혔다"고 밝혔다.

파샤 리는 지난달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자원 입대했다. 지난 6일 키이우 근방의 도시 이르펜에서 아이들 등 민간인이 대피하도록 돕던 중 러시아군이 이들이 탄 버스에 공습을 가해 사망했다. 위급한 순간, 파샤 리는 자신의 방탄조끼를 벗어 아이에게 입혀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을 접한 누리꾼들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런 숭고한 희생이 헛되지 않기를", "침략자 푸틴 제발 전쟁을 멈춰라", "우크라이나에 하루 빨리 평화가 찾아오길 기도합니다" 등의 반응으로 고인의 죽음을 다시 한번 추모했다.

파샤 리의 사망 소식에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대사도 지난 11일 SNS를 통해 "파샤 리는 우크라이나의 배우이자 연예인이었다. 어머니는 자카르타 출신이고 아버지는 크림반도 출신의 한국인"이라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했을 때 전쟁으로 황폐해진 도시 이르핀에서 시민들을 탈출시키다 사망했다. 저는 여러분들에게 그에 대해 말해주고 싶다"며 그의 사망을 추모했다.

파샤 리는 자카르파 출신 어머니와 크림반도 출신 한국인(고려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우크라이나에서 성우, 방송인, 가수 등으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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