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1년 가까이 이어진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의 타결이 임박했다. 최종 합의문은 이미 준비됐으며 각국의 결정만 남은 상태다. 다만 20일(현지 시간)부터 2주간 이란의 새해 명절 연휴인 ‘노루즈’가 시작돼 최종 합의는 연휴 이후인 다음 달 초로 전망된다.
17일 국영 이란 IRIB방송에 따르면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그 어느 때보다 최종 합의에 가까워지고 있다”면서 “미국이 현실적으로 행동한다면 안정적이고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짧은 기간 내에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회담 참가국인 독일 외무부도 “최종 합의문은 준비된 상태”라며 “각국의 마지막 결정만이 남았다”고 전했다.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은 지난해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란이 일방적으로 핵 합의를 탈퇴한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거절해 미국은 유럽 국가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협상에 참여했다. 협상은 지난해 4월 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이란·영국·프랑스·독일·중국·러시아 대표단이 첫 당사국 회의를 연 후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진행돼왔다. 협상은 지난달 미국이 이란의 민간 분야 핵 활동 관련 제재를 해제하면서 진전의 물살을 탔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이 대러 제재에 합의하면서 다시 교착상태에 빠졌다. 러시아가 대러 제재를 이란과의 사업에는 적용하지 말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15일 서방의 제재가 러시아·이란 간 교류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보증으로 다시 타결 가능성이 커졌다. 이란에 5년 넘게 억류됐던 영국·이란 이중국적자들의 석방도 합의 타결의 기대를 높였다.
다만 AP통신은 핵심 협상국인 미국과 이란이 최종 결정을 서로 미루는 상황이어서 회의론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