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8일 반기문 전 국제연합(UN) 사무총장과 만났다. 반 전 총장은 윤 당선인에게 한미 동맹 강화, 기후 위기 대응 등에 대해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당선인 집무실에서 반 전 총장과 회동했다. 반 전 총장은 “(취임까지) 두 달도 안 남은 시간이지만 우리 국정을 잘 이끌어주셨으면 좋겠다”고 인사말을 건넸다. 윤 당선인은 “많이 도와달라”며 “모르는 건 여쭤봐 가면서 하겠다”고 화답했다.
윤 당선인과 반 전 총장의 만남은 지난해 7월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당시 윤 당선인은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여러 정치적 조언을 구하기 위해 반 전 총장과 만났다.
공개 회동은 반 전 총장이 주로 말하고 윤 당선인이 듣는 모습이었다. 반 전 총장은 국제 정세를 ‘신냉전체제’라고 규정하며 “자강(自强)이 제일 중요하다. 한미 동맹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더더욱 필요해졌다. 절실히 느껴진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또 “한미 동맹은 절대 당연한 것이 아니다”라며 “나토와 우리나라는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관계를 바탕으로 해서 남북 관계, 중국 관계를 잘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후 윤 당선인과 반 전 총장은 약 한 시간 가량 비공개 대화를 나눴다. 반 전 총장은 회동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한미 동맹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는 점을 말씀 드렸다”고 전했다. 그는 “남북한의 관계는 너무 감성적으로 대하기 보다는 좀 더 국제사회에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기준, 원칙, 가치 등을 감안해서 남북한 관계를 이끌어 나가고 같은 민족으로서 얼마든지 북한을 도와줄 수 있다는 말씀을 드렸다”고도 말했다.
반 전 총장은 또 “우리가 가장 제일 신경써서 급선으로 해야 할 것은 기후 대응에 있어 국제사회 힘을 맞춰 가면서 2050 탄소 중립을 꼭 이뤄야 한다(는 것)”며 “UN이 정한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해 포괄적으로 정부가 관심을 가지는 게 바람직하다는 말씀을 드렸다. 그 외에는 특사 파견 문제라든지 이런 것에 대해 개인적인 소견을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반 전 총장은 ‘당선인이 새 정부에서의 어떤 역할을 제안했느냐’는 질문에 “그런 것은 일체 없었다”며 “(관련)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고 답했다.
반 전 총장은 현재 ‘보다나은미래를 위한 반기문 재단’ 이사장으로 재임 중으로,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을 겸직하고 있다. 반 전 총장은 2017년 대선 당시 보수 진영의 유력 대선주자로 떠올랐다. 정치 참여 3주만에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대권에서도 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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