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서울 용산 국방부 신청사로 이전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와 관련,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세금을 써가며 굳이 청와대를 옮기려는 이유가 궁금하다"라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고 의원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 당선인의 용산 집무실 관련 기사를 공유한 뒤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 누구이신지는 모르겠으나 두 가지 말씀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고 의원이 공유한 기사에서 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는 "현재 청와대는 집무실, 비서실이 다 떨어져 있어 비효율적"이라면서 "국방부 신청사에 대통령과 비서들이 모여 있으면 미국 백악관처럼 대통령과 스태프가 집중적으로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이 관계자는 "국가공원인 용산공원이 준공되면 당선인이 잠깐 나가도 국민들을 만날 수 있는 효과도 있다"고도 했다.
이같은 발언에 대해 고 의원은 "이미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비서들과 같은 건물 즉 여민관이라는 비서동에서 집무를 보고 있다"면서 "업데이트가 안되셨나 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 의원은 "용산공원은 공원조성 마무리 시점이 2027년"이라며 "당선인의 임기 내에는 실현이 어려워 보인다"고 상황을 짚었다.
아울러 고 의원은 '제왕적 대통령이 되지 않으려고 청와대 밖으로 나가는 것인데, 국방부 청사로 가면 군복 입은 대통령 이미지만 줄 수 있다'는 해당 기사 속 한 인수위 관계자의 발언을 옮긴 뒤 "코로나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된 이 때에 경제문제에 집중해도 모자라다"며 "세금을 써가며 굳이 청와대를 옮기려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거듭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한편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이날 안철수 인수위원장, 기획조정·외교안보 분과 인수위원 등과 회의를 가진 뒤 국방부 청사와 외교부 청사 두 곳을 후보지로 압축했다. 또 관련 인수위원들이 18일 현장 두 곳을 직접 방문해 점검한 뒤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한때 국방부 신청사가 유력 후보지로 떠올랐으나 윤 당선인이 대선 초기부터 '광화문 시대'를 공약으로 내세웠고, 국방부 청사를 택하기엔 군 시설 이전 등 민감한 사안이 있는 만큼 두 곳 중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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