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의 남부 요충지 마리우폴이 20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집중 폭격에 함락 위기에 처했다. 외신들은 우크라이나의 ‘선택의 시간’이 다가왔다고 보도했다.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총참모부(합참) 산하 지휘센터인 '국가국방관리센터' 지휘관 미하일 미진체프는 브리핑에서 "마리우폴의 우크라이나군에 항복하라고 최후통첩을 했다"고 밝혔다.
미진체프는 마리우폴 동쪽과 서쪽 두 방향으로 21일 오전 9시 ‘인도주의적 회랑’을 제공할 예정이라며 우크라이나군은 무기를 내려놓고 이 곳을 통해 두 시간 안에 떠나라고 통보했다.
그는 이후 마리우폴에 남아 있는 우크라이나군은 모두 군사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마리우폴에 인도주의 회랑을 통해 음식과 의료품 등 필수품의 공급을 허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정부에 이날 오전 4시까지 최후통첩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지만, 우크라이나 정부는 아직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남부 요충지 마리우폴은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집중적인 공격을 받아왔다. 마리우폴은 동부 친러시아 반군의 점령지와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무력으로 병합한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요충지여서 러시아군은 개전 초기부터 최우선 전략 목표로 삼았다.
지난 16일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주민 1000명 이상이 대피해 있던 극장 건물이 붕괴한 데 이어 이날 주민 400여 명이 대피한 예술학교 건물도 폭격으로 파괴된 것으로 전해졌다.
집중 폭격으로 도시가 황폐해져 40만 명 이상의 주민들이 음식과 물도 없이 갇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군은 최근 탱크 등 지상군을 도심까지 진입해 시가전을 벌이고 있다. 이에 미국 매체 워싱턴포스트는 "우크라이나군이 마리우폴에서 수세에 몰리면서 사실상 통제력을 상실했다"고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화상연설에서 러시아군의 마리우폴 포위 공격은 전쟁범죄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면서 "이 평화로운 도시에 점령자들이 한 짓은 수 세기 동안 기억될 테러"라고 비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