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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마리우폴에 최후통첩에도 우크라 "결사항전"…푸틴 '플랜B' 가동하나

러 남부 항구도시 연일 공습

정권전복 대신 '브리지' 확보

푸틴 '플랜B' 가동 분석도

바이든, 유럽정상과 긴급회담

25일에는 폴란드 방문하기로

러시아는 EAEU회원국과

'루블화 결제' 도입 추진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을 포위한 러시아군이 시한까지 제시하며 항복하라는 최후통첩을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결사항전하겠다며 투항을 거부했다. 수도 키이우 함락에 난항을 겪는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에 대한 집중 공세에 나서면서 일각에서는 러시아군이 당초 목표였던 우크라이나 정부 전복 대신 마리우폴과 크름반도~돈바스로 이어지는 ‘육교(land bridge)’를 확보하는 쪽으로 계획을 변경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같은 상황 변화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유럽 주요국 정상과의 긴급 영상 회담 개최 등 광폭 행보에 나섰다.

21일(현지 시간) CNN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마리우폴 지역 당국에 이날 오전 5시(모스크바 시각 기준)까지 마리우폴을 러시아군에 넘기고 항복하라고 최후통첩했다. 러시아 국가국방관리센터 지휘관인 미하일 미진체프는 "오전 5시 이전에 우크라이나로부터 서면 답변을 받기를 원한다"며 "무기를 내려놓는 이들은 마리우폴을 안전하게 빠져나갈 수 있도록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즉시 거절했다.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항복은 있을 수 없다. 우리는 이미 러시아 측에 이를 통보했다"고 말했다.

마리우폴에 대한 러시아군의 공세는 연일 거세지고 있다. 시 당국에 따르면 최소 230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시민들은 식량과 물·전기 등도 없이 갇혀 있다. 시의회는 대피처인 학교나 구호품을 실어 나르는 트럭 등도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 설명




러시아가 마리우폴 함락에 군사력을 집중하는 상황을 두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플랜B'를 가동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침공 며칠 만에 키이우를 장악하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정권을 친러 정권으로 교체하는 것이 푸틴의 애초 목표였지만 우크라이나의 격렬한 저항으로 실패했다고 미국 관료들을 인용해 전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남부와 동부 지역을 장악하는 것이 푸틴의 새로운 목표"라며 "러시아 서부와 크름반도를 연결하는 일종의 브리지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서부에서 크름반도를 잇기 위해서는 이미 점령한 돈바스 지역에 이어 마리우폴 함락이 필수다. AP는 "마리우폴이 무너질 경우 우크라이나 남부와 동부에 있는 러시아군이 연합할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오데사 당국은 “러시아군이 이날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 외곽의 주택가 건물을 공격해 화재가 발생했다”며 “인명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이는 오데사에 대한 첫 공격이라고 전했다.

마리우폴이 함락 위기에 처하면서 외교적 해법을 찾기 위한 각국 정상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과 협상할 준비가 됐다. 만약 이 같은 시도가 실패한다면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것"이라며 서방의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등과 화상회담 일정을 잡고 사태에 대한 논의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2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와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도 참석한다. 이튿날에는 우크라이나 접경국인 폴란드 바르샤바로 이동해 안제이 두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벌일 예정이다. 두 정상은 이 자리에서 전투기 등 우크라이나에 대한 폴란드의 군사 지원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러시아는 서방의 경제 제재에 맞서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내 상호 결제에 루블화를 단계적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EAEU는 러시아와 카자흐스탄·벨라루스·아르메니아·키르기스스탄 5개국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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