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집무실 용산 이전 계획을 두고 ‘풍수지리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 풍수 전문가는 "청와대 터가 가장 좋은 건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 문화위원이자 풍수학 연구자 김두규 우석대 교양학부 교수는 21일 MBC 라디오 '표창원의 하이킥'을 통해 청와대 터 관련 역사를 설명하며 이같이 전했다. 김 교수는 "역사상으로 고려 숙종 1101년에 윤관, 최사추 두 대신이 남영으로 도읍지를 찾아보러 왔다"며 "이때 한양 즉 청와대 터와 용산, 노원 세 군데를 비교해서 청와대 터가 제일 좋으니 이쪽으로 도읍지를 정하면 좋겠다고 숙종 임금께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청와대 흉지설에 대해서는 “해방 이후에 대한민국 대통령들의 말로가 안 좋아서 그렇다 하는 것 때문 아니겠냐”며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가 세계경제 10대 대국, 경제군사 6대 대국, 문화세계 제1국가가 됐다. 이를 본다면 청와대 터가 나빴냐 아니냐? 나는 결코 나쁜 터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김 교수는 용산의 풍수에 대해 “용산은 사방의 산이 감싸지 않고, 청와대 터는 사방이 산이 감싸고 있다. 그래서 국력과 국방이 약할 때는 (청와대 터가) 보호하기 좋다”며 “용산은 바로 한강이 있다. 그래서 나라가 국방이 강할 때는 바로 해양세력으로 나갈 수 있다. 세계강국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나라가 약할 때는 외적의 침입통로가 된다”며 “그렇기 때문에 그 용산의 땅도 잘 쓰면 좋은 터가 될 수 있겠고 나쁘게 쓰면 그렇게 될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특히 김 교수는 윤 당선인이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는 발언에 대해 “땅과 인간간의 상관관계를 전제하는 것 아니겠냐”면서 “용산이란 한자 ‘용’은 중국에서 임금을 뜻한다. ‘산’도 임금을 뜻한다. 그러니까 제왕의 땅이 바로 용산이 아니겠느냐, 이런 생각을 가진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고려 공민왕과 조선 광해군은 상당히 개혁적인 임금이었는데 왕의 집무실을 옮기려고 했다. 아주 오랜 기간 준비했으나 실패했다. 그리고 실각했다”며 “그들 다 풍수를 믿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역사적 사례들을 충분히 연구하고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서 국민 합의가 이뤄진 뒤에 해야 한다”며 “풍수보다 사람이 더 중요하고 국민의 뜻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풍수가 지향하는 바”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