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용산 집무실 이전 문제를 두고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 58%가 이전에 반대한다는 최근 한 여론조사를 언급하며 “점령군의 만행”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안 의원은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민들이 언제 청와대를 돌려 달라고 했나. 제왕적 대통령 하지 말라는 것이다" 라며 “제왕적 대통령은 헌법을 고치고 제도를 고쳐서 이 문제를 해결을 해야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윤핵관(윤 당선인 핵심 관계자)도 (집무실 용산 이전을) 반대했다는 거 아니겠는가? 그러면 과연 누군가 임산배수의 명당인 용산으로 옮기라고 윤 당선인에게 이야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누군가가 누군지 참 궁금하다”며 윤 당선인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언급했다.
앞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1일 MBN ‘판도라’에서 “김건희 여사가 관저가 청와대 안에 있는 걸 탐탁지 않아서 용산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일부 소문이 있다”는 진행자의 질문에 “민주당 측에서 가짜뉴스 만들어 퍼뜨린 것”이라며 반박한 바 있다. 권 의원의 해당 발언에 대한 의견을 묻자 안 의원은 “김건희 씨의 ‘서울의소리’ 녹취록을 보면 ‘이전할거야’(라고 한다). 그 목소리가 누구 목소리인가? 김건희 씨 목소리가 아니고 유령의 목소리인가?”라고 반문했다.
김 여사는 지난 1월 공개된 이른바 서울의소리 이명수 씨와의 이른바 ‘7시간 통화’에서 이씨로부터 도사의 말을 전해듣고 청와대 영빈관을 “옮길 거야”라고 말했다. 녹취록이 공개된 후 논란이 일자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측은 “김건희 씨는 풍수지리에 전혀 관심이 없다”며 “전시 활동으로 알게 된 건축가들로부터 세간에 떠도는 청와대 풍수지리 관련 이야기를 들어서 알고 있는 정도가 전부”라고 해명했다.
안 의원은 "이렇게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이 속도전으로 (이전을 추진)하는 이유가 참으로 미스터리하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코로나로 고통 받는 우리 국민들 그리고 소상공인들 이 문제를 지금 현 대통령과 당선자가 머리 맞대고 해결하는 것이 MB사면이나 청와대 이전보다 더 급한 것”이라며 “지금 때가 있는 것인데 청와대 이전하고 싶으면 5월 10일 취임하신 이후에 차분히 하시면 될 일 아니겠느냐”라고 지적했다.
한편 김 여사는 이달 초 서울의소리가 통화 녹음 파일을 공개해 인격권과 명예권 등을 침해당했다며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와 이명수 씨를 상대로 1억 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김 여사 측은 “서울의소리 손해배상 소송은 민사소송으로 정치보복이 전혀 아니다”라며 “불법 녹음과 여성 혐오적 방송 등 명백한 불법행위를 사과하고 방송 콘텐츠 철회 등 적정한 후속 조치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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