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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러, 민간인에 무차별 살상무기 '백린탄' 또 발포"

연기 흡입만으로 사망 가능…파편 닿으면 살 타들어가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브 거리에서 포격으로 파괴된 자동차가 널브러져 있다. AP 연합뉴스




러시아가 무차별적인 살상 무기로 악용될 수 있는 백린탄을 사용했다는 우크라이나 측의 주장이 다시 나왔다.

영국 더 타임스는 22일(현지시간) 올렉시 빌로시츠키 우크라이나 키이우(키예프) 경찰청 차장이 페이스북에 한 영상을 게시하며 "크라마토르스크에서 또 다른 백린탄이 사용됐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크라마토르스크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중심 도시로 우크라이나 합동군사령부 본부가 있는 곳이다. 더 타임스는 빌로시츠키 차장이 주장한 내용의 진위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전에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루츠크와 동부 루한스크(루간스크)주 포파스나 등 2곳에 백린탄을 사용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백린은 공기 중에 노출되면 밝게 타오르고 많은 양의 연기가 발생하는 물질이다. 이런 까닭에 야간에 특정 지역을 밝혀 목표물을 표시하는 조명탄이나 주간에 적의 화력으로부터 아군을 보호하기 위한 연막탄에 사용된다.

그러나 백린은 매우 높은 온도에서 연소하기 때문에 건물을 태우거나 민간인에게 끔찍한 상처를 입히는 소이탄에도 사용된다. 특히 백린 파편이 인체에 닿으면 불길이 좀처럼 꺼지지 않고 타들어 가면서 극심한 고통을 일으킨다. 연기를 흡입하는 것만으로도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제네바 협약에 따라 살상용으로는 사용이 금지돼 있다. 민간인 피해가 확인되면 백린탄 사용은 전쟁 범죄로 간주될 수도 있다.

이에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트워치는 "소이 무기는 현대 전쟁에서 사용되는 가장 잔인한 무기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휴먼라이트워치는 "가연성 물질의 화학반응으로 열과 화재를 발생시키는 이러한 무기는 가옥과 민간 건물을 파괴하고 사람들에게 즉각적일 뿐만 아니라 평생을 따라다닐 고통을 가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에서는 러시아가 전세를 바꾸려고 더 잔혹하고 무차별적인 무기를 꺼내들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고전을 극복하기 위해 생화학무기를 쓰는 방안을 타진하는 정황이 뚜렷하다고 전날 기업인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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