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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과도시]"관심 적은 소규모 공공 건축물도 설계공모 통해 수준 높여야"

■박홍근 스페이스덴 건축사사무소 대표

좋은 건축물 만들려면 기획단계 중요

적은비용 노린 가격입찰 방식 지양을

박홍근 스페이스덴 건축사사무소 대표




“시골 보건소처럼 관심을 덜 받는 공공 건축물들도 수준이 더 높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소규모 공공 건축물의 경우 설계자를 선정할 때 여전히 가격 입찰 방식이 주를 이루는데 간이 공모를 통해 설계자 선정을 하면 민간 전문가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어 공공 건축물의 수준이 훨씬 좋아지리라 생각합니다.”

‘배곧도서관’의 설계를 맡은 박홍근 스페이스덴 건축사사무소 대표(중앙대 건축학부 겸임교수)가 좋은 공공 건축물을 만들기 위한 요건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작은 소도시일수록 시민들이 누릴 수 있는 좋은 공공 건축물이 적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가격 입찰을 통해 최대한 적은 비용을 지출하는 설계자를 선정하다 보니 최근에 지어졌어도 1980년대에 지어진 듯한 공공 건축물이 탄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최근 설계비가 1억 원 이상 드는 공공 건축물의 경우 대부분 디자인 경쟁을 통해 설계가 이뤄지고 있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라며 “설계 공모도 100%는 아니지만 과거에 비하면 상당히 공정해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좋은 공공 건축물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다”며 “공공 건축물의 종류도 워낙 많고 성격도, 처한 상황도 다양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좋은 공공 건축물을 만들기 위해 공정한 설계 공모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바로 공모를 하기 전 ‘기획’ 단계라고 강조했다. 지방자치단체 등 발주처에서 공공 건축물의 설계자를 선정하기 전에 먼저 전문가의 시선으로 해당 부지를 어떻게 개발할지 기획한 뒤 공모를 내야 더 좋은 공공 건축물이 나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다행히 최근에는 많은 지자체들이 공공 건축가 제도를 도입해 공모하기 전에 기획 단계에서 민간 전문가들의 자문이나 검토를 거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며 긍정적인 변화라고 평가했다. 박 대표 역시 현재 순천시와 경상북도에서 공공 건축가로 활동하며 공공 건축물 기획 단계에서 검토와 자문을 맡고 있다.

그는 앞으로도 건축사로서 공공 건축물과 같이 보람을 느낄 수 있는 프로젝트를 많이 맡고 싶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그동안 참여해 온 프로젝트 가운데 개발 사업보다는 공공 건축물에 온 힘을 쏟았던 것이 가장 보람이 많이 남았다”며 앞으로도 건축사로서 다양한 공공 건축물 설계에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대학교수로 일하며 후학 양성에 힘을 쏟고 있는 박 대표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건축을 배운다는 건 어떤 기술을 배우는 게 아니라 건축적 감수성을 배우고 건축에 대한 꿈을 갖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꿈을 키우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 학교에서 설계를 가르치는 사람의 역할이고, 스스로도 건축을 가르칠 만한 사람이라는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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