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25일 지하철 3·4호선 환승역인 충무로역 열차에 탑승해 이동권 시위를 벌여 출근길 열차 운영에 2시간가량 차질을 빚었다. 전장연은 지난달 같은 형식의 시위를 벌이다 중단한 뒤 지난 24일 지하철 시위를 재개해 출근길 시민들의 불편이 다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전장연은 25일 오전 7시 22분께부터 충무로역 승강장 곳곳에서 승하차 시위를 펼쳤다. 이로 인해 3호선 양방향, 4호선 상행열차 운영이 지연됐으며 최종적으로 9시 41분께 열차 운행이 정상화됐다. 전장연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이동권, 교육권, 노동권, 탈시설 권리, 장애인권리예산 보장 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요구했으나 원하는 답을 듣지 못했다는 이유로 시위를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장연은 지난 14일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 장애인 권리예산 관련 요구안을 전달하려다가 저지당했다. 이후 “이명박, 박근혜 정부 인수위 때도 찾아갔지만 우리를 만나줬다”며 “23일까지 답변이 없을 경우 지하철 출근길 시위를 재개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전장연은 이날 선전전을 마친 뒤 오전 10시부터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 있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무실 앞에서 ‘3·26 전국장애인대회 해단식’을 열었다.
지하철 시위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분분했다. 25일 서울경제가 확인한 온라인 커뮤니티 반응에 따르면 시민들은 “출근시간대인데 지각했다”, “지하철이 안 와서 화가 난다” 등 열차 지연으로 인한 불편을 토로했다. 일부 시민들은 “장애인들이 평생 불편했다는 게 이해는 된다”, “우리에겐 당연하지만 그들에겐 생존”이라며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뾰족한 대안이 없는 상황을 지적하며 “이런 방식의 시위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거나 “시민들의 인식이 안 좋아져 오히려 역효과”라는 비판적인 의견도 찾아볼 수 있었다.
전장연의 요구사항에 대해 인수위와 서울교통공사 모두 마땅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현재로선 해결이 요원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전장연 측의 요구사안에 대해 사회복지문화분과로 내용을 전달했고 그쪽에서 논의 중”이라며 “정확히 언제쯤 결론이 날 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전장연 측의 요구사항에 대해 직접적인 대안을 마련할 수 없어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전장연의 시위는 교통방해 유발 가능성이 있어 경찰에 사전신고가 접수되지 않았으나 물리력을 이용한 진압은 불가능하며, 교통공사가 전장연의 요구사항에 대해 직접적인 대안을 마련할 수 있는 주체도 아니기 때문이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시위가 이뤄질 경우 현장에 인력을 동원하고 경찰의 도움을 받아 대응하고 있다”며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방송을 통해 알리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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