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25일 일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경찰청 업무 보고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해 “상식에 반하는 처사”라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전일 민주당 출신의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법무부의 업무 보고를 놓고 갈등이 불거진 데 이어 두 번째 충돌이다.
인수위는 이날 대변인실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민주당과 현 정부, 그리고 청와대의 연이은 부적절한 처신은 정권 이양기에 원활한 인수인계에 비협조하는 수준을 넘어섰다”며 “24일 인수위 업무 보고 과정에서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인수위 업무 보고 자료 일체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는) 새 정부의 국정 과제를 선정하는 첫 단계인 업무 보고부터 해당 기관을 향해 인수위에 협조하지 말라는 신호”라고 주장했다.
현 정부의 압력이라는 지적도 했다. 인수위는 “정권 이양기에 업무 보고 전체 자료를 요구하는 행위 자체가 해당 부처나 기관에 부담과 압력으로 인식될 수 있다”며 “더구나 경찰청 업무 보고 자료에는 윤 당선인의 경호와 관련한 민감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인수위는 전일에도 법무부의 업무 보고 시점을 유예하는 등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출신의 박 장관이 수사지휘권 폐지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충돌이 있었다. 이를 두고 인수위는 “박 장관의 부적절한 언행에 이은 또 하나의 사례”라며 “민주당과 현 정부, 청와대의 연이은 부적절한 처신은 원활한 인수인계에 비협조하는 수준을 넘어 적극적 방해 행위로 이어지는 것 아닌지 우려가 커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일부 정치인 출신 현직 장관의 부적절한 처신이 반복되지 않도록 자제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인수위는 각 부처의 업무 보고 데드라인을 31일로 잡고 있다. 다만 인수위가 법무부 업무 보고에 앞서 박 장관의 입장 변화를 요구하고 있어 여전히 갈등의 불씨는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법무부 업무 보고는 다음 주 화요일(29일)에 받게 될 것”이라고 한 것을 두고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이 재차 업무 보고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음을 강조하면서다. 신 대변인은 “안 위원장 말씀은 정부 부처 보고 데드라인이 31일이니까 실마리가 풀리지 않을까 생각해서 말한 것”이라며 “(윤 당선인의 검찰 개혁 공약을 비판한) 박 장관의 입장 변화나 제스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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