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의 성과를 과시하기 위해 전면에 나섰다. 북한이 김 위원장의 친필 명령 사진을 포함해 27장의 관련 사진과 동영상을 공개하는 등 이례적인 행보를 보인 것이다. 대북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대미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관련 자료를 다수 공개한 것으로 평가했다.
북한은 25일 화성-17형 발사와 관련해 김 위원장을 전면에 내세우며 발사 준비부터 타격까지 상세하게 보도했다. 북한 당 기관지인 노동신문 1면에는 이날 김 위원장이 ‘시험 발사를 승인한다’는 내용의 친필 사인과 사인을 하는 장면이 실렸다. 김 위원장이 현장을 찾아 화성-17형 시험 발사 전 과정을 직접 지도한 점을 알린 것이다. 노동신문은 2017년에도 이 같은 김 위원장의 친필 사인과 사인 장면을 1면에 실어 보도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국방 5대 과업’의 중대 성과를 과시하기 위해 보도 분량이 늘고 공개한 사진도 이전보다 대폭 많아졌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은 2017년 ‘화성-15형’ 발사 보도처럼 중대 성과로 과시하기 위한 보도 형식을 취했지만 이번에는 분량이 늘어나는 등 장문의 보도가 이뤄졌다”며 “대미 협상력과 억제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목적에서 성과를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발사 장면도 동영상으로 제작해 공개했다. 북한은 그동안 미사일 시험 발사와 관련해 하늘로 솟구치는 사진을 공개해왔지만 영상을 별도로 내보내지는 않았었다. 미국이나 한국 정부가 화성-17형의 성공적 발사에 대해 의구심을 품지 않도록 의도적으로 공개한 것이라는 평가다.
문성묵 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다음 달 김일성 생일 110주년을 앞두고 주민들에게 성과를 보여주는 측면과 더불어 미국과 한국 정부에 화성-17형의 성공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지 말라는 목적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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