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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세요? 올해는 세금 4배 더 내세요”…‘공시가격 현실화’로 중저가 주택에 세금 날벼락 [집슐랭]

2022년도 공동주택 공시가격, 전국 평균 17.22% 상승

서울보다 인천·경기·부산·제주 등 지방 상승률 높아

부동산 규제 풍선효과·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때문

尹당선인 공시가격 2020년 환원공약에 관심 쏠려

국토교통부 '2022년도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에 따르면 공동주택 올해 공시가격이 작년과 비교해 17% 넘게 오른다. 2년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이다. 사진은 서울의 아파트 등 공동주택 모습. /연합뉴스




올해 전국 공동주택의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17% 넘게 오르며 지난해에 이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부는 1세대 1주택자의 보유세를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하는 세 부담 완화책을 함께 내놓았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한 ‘2020년 수준’ 환원에는 미치지 못하는 만큼 추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의 협의 과정에서 공시가격에 변동이 생길 가능성도 점쳐진다.

지난 23일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2022년도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공시가격 평균 상승률은 17.22%다. 지난해(19.05%)와 비교하면 1.83%포인트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집값이 크게 오른 데다 공시가격 현실화까지 추진한 결과다. 지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연간 전국 공시가격 상승률은 5% 안팎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이후 공시가격은 급등하고 있다.

정부는 갑작스럽게 늘어난 보유세 부담을 낮추기 위해 올해 과세표준 산정시 지난해 공시가격을 소급 적용하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또 고령자의 종합부동산세 납부유예 제도를 신설하고 건강보험료 산정시 활용하는 과표를 동결하는 동시에 재산공제액도 재산 규모와 관계없이 5000만 원 일괄 공제로 확대하기로 했다. 다만 이 같은 세 부담 완화 방안은 1세대 1주택자에게만 적용된다. 김수상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과표 동결 기준 시점은 제도의 취지나 세수에 미치는 영향, 실수요자 보호조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다주택자 보유세 시뮬레이션


시장이 뛰면 공시가격도 뛴다…교통호재·패닉바잉 그대로 반영돼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살펴보면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 호재와 2030세대의 ‘패닉바잉(공황매수)’이 공시가격에 그대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이는 공시가격을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과 최대한 비슷한 수준으로 만들겠다는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과도 맞물려, 작년 한 해 집값이 급등한 지역일수록 공시가격 상승률도 높았다.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2022년도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에 따르면 인천구 연수구 송도동 ‘더샵파크애비뉴’ 전용면적 84.05㎡의 공시가격도 지난해 6억 1400만 원에서 올해 9억 7600만 원으로 59.0% 뛸 것으로 전망된다. 이 지역은 송도~용산~마석을 잇는 GTX-B노선 건설과 송도 바이오클러스터 신설 등의 호재로 지난해 아파트 값이 평균 24.51%(한국부동산원 기준) 뛴 곳이다. 이를 반영하듯 올해 인천시 공동주택 공시가격도 평균 29.33% 상승하며 전국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경기 남부의 시흥·의왕도 GTX 호재에 공시가격이 급등했다. 시흥시 월곶동 ‘월곶2차풍림아이원’ 전용 84.82㎡의 공시가격은 지난해 2억 300만 원에서 올해 3억 5000만 원으로 1억 4700만 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상승률은 무려 72.4%에 달한다. 지난해 이 일대 아파트 값은 월곶~판교선, 신안산선 호재에다 GTX-C노선이 연장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더해지며 크게 올랐다. 경기 의왕시 포일동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 전용 84.98㎡도 지난해 공시가격 7억 5700만 원에서 올해 10억 4900만 원으로 38.6% 뛰었다.

지방 중저가 주택 2채, 서울 고가주택 2채보다 세금 증가율 높아



만약 GTX 호재에 집중해 이들 지역에 주택을 2채 이상 보유한 경우 보유세는 천장을 뚫을 기세로 올라간다. 정부는 지난 23일 세 부담 완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과세표준을 2021년 공시가격으로 동결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다주택자는 제외됐다. 본지가 우병탁 신한은행WM컨설팅센터 팀장, 양정훈 셀리몬 세무사에 의뢰한 결과 GTX 호재 지역의 다주택자 보유세는 최대 4.5배까지 올라갈 것으로 추산됐다. 송도 더샵파크애비뉴(84.05㎡)와 시흥 월곶2차 풍림아이원(84.82㎡)을 보유하고 있다면 지난해 보유세는 267만 원이었지만 올해 각각 41.8%, 23.6% 폭등한 공시가격을 적용해 1189만 원까지 치솟는다. 보유세 증가율이 무려 345.3%로 서울 고가 주택 2채를 보유한 경우보다도 증가율이 높다. 서울 마포래미안푸르지오(84.59㎡)와 대치 은마아파트(84.43㎡) 소유주의 올해 보유세가 9913만 원으로 지난해 7452만 원에서 33.0% 늘어나는 것과 대조적이다.

정부는 징벌적 세금으로 다주택자 매물을 끌어내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입장이지만 전문가들은 보유세 압박 카드만으로는 원하는 결과를 얻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를 유예하는 정책을 함께 펼치지 않는다면 다주택자의 퇴로가 막혀 매물이 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서울은 작년에 한 차례 공시가격 폭풍을 겪은터라 올해는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덜했다. 서울의 평균 공시가격 상승률은 14.22%로 전국 평균(17.22%)보다도 낮다. 실제 공개된 개별 단지의 공시가격 변동 폭도 상대적으로 작았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최근 수년간 급등한 데 따른 피로감으로 상승 폭이 둔화됐고 대출 규제로 고가·준고가 주택 거래가 활발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시도별 2022년 공동주택 공시가격 변동률/자료=국토교통부


그러나 서울에서도 6억 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는 공시가격 상승 폭이 컸다. 서울 도봉구 방학동 ‘신동아1단지’ 전용 53.16㎡는 올해 공시가격이 3억 6100만 원으로 지난해 2억 5400만 원에 비해 42.1% 상승했다. 신동아1단지는 지난해 재건축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하며 가격이 크게 오른 곳이다.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노원구 상계동 ‘주공7단지’ 전용 45.9㎡와 ‘주공14단지’ 전용 84.41㎡는 같은 기간 각각 29.7%, 22.9%의 공시가격 상승률을 기록했다. 도봉구는 대규모 도심 재생 사업을 앞두고 있으며 노원구는 재건축 연한이 도래한 노후 아파트가 가장 밀집한 곳으로 올해 공시가격이 각각 20.66%, 20.17% 올라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상승률 1·2위를 차지했다.

한편 공동주택 공시가격으로 촉발된 부동산 보유세 논란은 새 정부가 해결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 당선인이 부동산 공시가격을 2020년 수준으로 돌려놓겠다고 약속했지만 공시가격이 올해 또 올라 공약 실현은 더 어려워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시가격 발표 브리핑에서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같은 경우 2020년 말에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을 발표할 때 3년 적용을 하고 재검토하겠다고 했다”며 “지금 새 정부가 들어서고 있는 부분에서 인수위원회와 자연스럽게 논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25일 진행한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공시가격 정상화에 대한 방안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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