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지구용 레터 <고독한 비건> 코너를 통해 다양한 비건 맛집을 소개해드렸는데요. 사실 아직은 비건 식당이 많지 않아 직접 방문이 어려운 분들이 많잖아요. 그래서 특별히 준비한 오늘의 고독한 비건 주제는 바로 동네 편의점에서 만나는 비건식! 식사류부터 디저트까지 12종의 비건식을 맛봤는데요.(내돈내산) 따뜻한 날 편의점에서 비건 참치마요와 비건 소다 사들고 가벼운 피크닉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요?
비건 참치마요 김밥, 그 맛은?
간단한 식사용 비건식으로 에디터는 CU채식전주비빔삼각김밥(1300원)과 CU채식마요김밥(3000원), GS25고구마함박스테이크(4800원), GS25베지볼파스타(3600원), GS25피자품은교자(3700원), GS25비건스테이크버거(4200)를 먹어봤어요.
가장 궁금했던 건 채식 참치마요! 속이 꽉찬 비주얼이 정말 훌륭했고 식감도 맛도 일반 참치마요와 상당히 흡사했어요. 추천할게요! 채식전주비빔 삼각김밥에는 대체육 볶음 고추장이 들어갔다는데 별로 씹히는 건 없더라고요. 딱 편의점 삼김의 퀄리티? 도시락 중엔 베지볼 파스타가 의외로 괜찮았어요. 대체육 미트볼과 단호박, 파프리카, 애호박 등 채소 원물이 큼직하게 들었거든요.
한끼 식사용 비건식은 양식 메뉴 위주여서 한식 러버인 에디터는 아쉬움이 컸어요. 그래도 지난 주에 CU에서 언리미트 장조림 김밥과 비빔밥을 내놓는 등 한식 비건식도 슬슬 나오는 분위기라 앞으로 기대해 보려고요.
디저트 & 안주도 있어요
GS25의 베지가든 짜장 떡볶이(2700원)와 세븐일레븐에서 판매하는 나뚜루 초콜릿 아몬드바(4300원), 비건 음료 페이머스 소다(3200원)를 맛봤는데요. 초콜릿 아이스크림은 정말 진리입니다. 가격 빼곤 나무랄 데가 없었어요. 페이머스 소다는 비건, 무설탕 음료로 블러드 오렌지맛과 레모네이드맛 등 4종이 출시됐어요. 맛은 그냥 평범한 과일 소다 맛인데 색깔이랑 병 디자인이 예뻐요. GS25에서만 판매해요.
끝으로 안주하기 딱 좋은 비건 육포를 소개할게요. 비건 대체육 업체 바이오믹스테크의 비건 육포(3800원)에요. 오리지널 BBQ맛과 핫스파이시맛 2종으로 두 제품 모두 맥주를 부르는 자극적인 맛. 에디터는 매운 걸 잘 못먹지만 그래도 따끔 얼얼한(?) 매력의 핫스파이시맛에 왠지 손이 가더라고요.
엄격한 채식주의자라면 제품 뒷면 꼭 살펴보세요
편의점 비건식에 관심있는 분들이 가장 궁금해할 그것. 바로 재고 상황인데요. 에디터가 방문한 8곳의 매장은 지점마다 재고 편차가 컸어요. 비건 상품이 없는 곳은 아예 없고, 있는 곳은 그래도 몇 가지 구색을 갖추고 있더라고요. 참고로 오늘 맛본 12종의 비건식 중 매장에서 바로 구매한 것은 10종이고 나머지 2종은 편의점 어플로 예약해서 맛봤어요.
또 한가지 주의 사항은 논비건 재료가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 지난 번 지구용 레터에서도 전해드렸지만, GS25에서 비건식이라고 내놓은 제품의 소스에 소고기가 함유돼 논란이 일었죠. (3월부터 완전한 비건으로 변경했다고 해 이번 리뷰 대상에는 포함했어요.) 비건이라는 표기 없이, 그냥 ‘대체육을 넣었다’고 홍보하는 상품은 특히 마요네즈 등 소스에 논비건 재료를 쓰는 경우가 많으니, 걱정되는 분들은 제품 뒷면의 성분표를 꼭 확인해보세요.
빵집에도 김밥집에도 채식 메뉴 들어오는 중
편의점만큼 동네 곳곳에 포진하고 있는 파리바게뜨. 편의점 순례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파바 앞을 지나가는데 풀무원과 손잡고 식물성 지향 신메뉴를 내놨지 뭐에요? 홀린듯 들어가 ‘건강한 두부참깨버거’와 ‘건강한 플랜트 불고기 샐러드랩’ 2종을 결제했어요. 두부카츠가 들어간 버거는 바삭한 식감이 좋았어요. 단, 마요네즈가 첨가됐으니 락토오보베지테리언, 플렉시테리언 등에게만 추천해요. 샐러드랩엔 간장으로 맛을 낸 대체육 불고기와 채소가 듬뿍 들어있어요. 분식업계 최초로 얌샘김밥에서도 지난 10일 비건 메뉴를 내놨어요. 대체육을 넣은 비빔밥과 김밥 2종으로, 김밥에는 대체육 외에 무장아찌와 유채나물, 제주 구좌 당근이 들어간대요.
3일간 편의점 비건 음식으로 연명한 에디터의 소감은 논비건식에 비해 비건식의 비주얼이나 맛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것. (단, 편의점 음식이라는 한계는 있다!) 무엇보다 대체육이나 채소 위주의 메뉴를 편의점에서 판다는 사실 자체가 기뻐요. 느리지만 채식은 분명 우리 일상에 스미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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