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북부 지역과 국경이 맞닿은 벨라루스에서는 최근 밤마다 의문의 버스가 포착되고 있다. 러시아군 식별 표식인 ‘V’가 그려져 있는 이 버스들의 정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매체 미러 등 외신에 따르면 V 표식을 한 버스들이 향하는 곳은 병원 응급실과 영안실이다. 버스에는 우크라이나에서 전투 도중 사망하거나 다친 러시아 병사들이 실려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군인 사상자 수를 밝히지 않고 있는 러시아가 몰래 사망자들을 옮기려 벨라루스에서 ‘비밀작전’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목격자들은 이 버스를 ‘유령 버스(ghost bus)’라고 부른다. 벨라루스의 한 시민은 “버스에 러시아군 시신과 들것에 실린 부상자들이 있는 것으로 보였다. 부상자 대다수가 10대 후반의 앳된 얼굴이었다”라고 매체에 전했다.
특히 외신은 벨라루스와 인접한 우크라이나 체르니히우에서 벌어진 전투의 러시아군 사상자들이 버스에 실려온다고 보도했다. 체르니히우는 수도 키이우에서 북쪽으로 약 160㎞ 떨어진 곳으로 러시아 폭격으로 최근 민간인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다만 러시아군이 이곳을 장악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트로셴코 시장은 최근 “우크라이나군과 영토 방위군이 도시를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텔레그래프도 지난 19일 자유유럽방송 등의 보도를 인용해 러시아군 시신이 벨라루스를 거쳐 본국으로 이송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특히 러시아가 사망자 수를 감추기 위해 야간을 틈타 이송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러시아가 전쟁 사망자 수를 밝히고 있지 않는 가운데, 이미 수천명의 러시아군이 사망했다는 영국의 공식적인 발표가 나왔다. 영국 국방부는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군에서 사상자가 수천명 발생한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밝혔다. 또한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러시아 해군 대령의 전사 소식을 전하며 우크라이나와 전쟁으로 사망한 군 장성 등 러시아의 지휘관급 인사가 15명으로 늘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영국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이 키이우 외곽 마을에서 러시아군을 성공적으로 막아내고 있으며 일부 길목은 이미 재탈환했을 것이로 추정했다. 다만 러시아가 손실을 대체하기 위해 민간 업체와 해외 용병 동원까지 검토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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