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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당선 후 첫 한드 심의 통과…더 커지는 한한령 해제 기대감

26일 아이치이에서 '김비서가 왜 그럴까' 전격 공개

시진핑 주석과 윤 당선인 통화 전후 심의 통과한 듯

이달 '밥누나' 등 한국 드라마 6편, 중국서 방영 시작

중국 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아이치이(iQIYI)에서 26일부터 방영되기 시작한 ‘김비서가 왜 그럴까’. 아이치이 캡처




한국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이하 김비서)’가 26일(현지시간) 중국 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아이치이(iQIYI)를 통해 방송되기 시작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외교 행보가 한한령(한류 제한령) 해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 속에 한국 드라마가 추가 심의를 통과함에 따라 중국 내 한류 열풍이 다시 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아이치이에서 방영되고 있는 김비서는 박서준, 박민영이 주연을 맡아 2018년 tvN을 통해 방송된 드라마다. 당시 국내에서 방영될 때도 주연인 박서준을 비롯해 드라마 내용이 중국에서 실시간 화제를 기록했을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던 작품이다. 방영 직후 댓글 창에는 “드디어 허가를 받았구나”, “볼 수 있게 돼 너무 좋다”는 반응이 올라오고 있다.

이 드라마는 지난 23일 윤호진 콘텐츠진흥원 베이징비즈니스센터장이 특파원 간담회에서 '심의 중인 10편의 드라마’ 중 하나로 이름을 직접 언급한 작품이다. 당시 심의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인 점을 감안하면 최근 며칠 사이 전격적으로 방영 허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 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아이치이(iQIYI)에서 3일부터 방영되기 시작한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아이치이 캡처


이달 들어 중국 OTT를 통해 한국 드라마가 연이어 공개되고 있다. 지난 3일 아이치이에서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이하 밥누나)’, 같은 날 비리비리(Bilibili)에서 ‘인현왕후의 남자’와 ‘또 오해영’이 첫 방영을 시작했다. 이어 6일에는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비리비리를 통해, 8일에는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가 유쿠(YOUKU)에서 공개됐다. 이들 드라마는 방영 초 인기 차트 상위권에 오르고 관객 평가 역시 높은 점수를 받으며 중국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김비서까지 포함하면 이달 들어서만 여섯 편의 한국 드라마가 방영됐다. 지난 1월 지역 방송인 후난TV와 OTT 플랫폼 망고TV에 동시 공개된 ‘사임당, 빛의 일기(이하 사임당)’까지 올해 중국에서 방영된 한국 드라마는 모두 7편으로 늘었다.

지난 2016년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이후 중국에서 꽉 막혔던 한국 드라마의 물꼬가 올해 봇물처럼 터지기 시작한 셈이다. 사임당을 제외하면 모두 올해 광전총국(방송 규제 당국) 심의를 통과한 작품이라 한한령 해제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더욱 큰 상황이다. 광전총국은 2017년 이후 한국 드라마의 심의를 통과시키지 않다가 2월 밥누나를 처음으로 통과시킨 후 연이어 한국 드라마의 방영을 허용하고 있다.



특히 김비서의 방영에서 달라진 중국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시기적으로 한국의 대선 이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결정되고 심의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중국 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비리비리(Bilibili)에서 6일부터 방영되기 시작한 ‘슬기로운 감빵생활'. 비리비리 캡처


최근 중국에선 윤 당선인이 사드 추가 배치 공약 등 선거운동 기간 대 중국 강경 발언을 했던 것이 한중 문화교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7일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한국 드라마가 중국에서 방영되고 있지만 윤 당선인의 정책 결정에 따라 향후 불안 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뤼차오 랴오닝성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정부 정책이 양국 국민의 문화적 소통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윤 당선인은 결정에 신중해야 한다”며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세계적 영향력을 갖고 있고 중국은 이웃 국가로서 더 나은 소통을 원하지만 이는 한국의 차기 대통령과 정부가 중국에 대해 취할 정책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윤 당선인과 통화를 한 직후 방송됐다는 점에서 양국의 문화 교류가 해빙기를 맞을 수 있다는 전망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시 주석이 다른 나라의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일 때 통화를 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양국 정상 사이에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더구나 올해는 한중 수교 30주년이자 한중 문화 교류의 해(2021~2022)라는 점에서 한한령 해제 기대감은 커질 수 밖에 없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방영했던 드라마의 상당수가 이미 중국에 판권이 팔렸고 일부는 심의를 받고 있는 만큼, 중국 내에서 방영되는 한국 드라마는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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