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공항 존폐를 둘러싸고 울산시민의 찬반 논란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송철호 울산시장이 울산공항 무용론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불거진 이후 올해 대선을 전후로 다시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존폐 논란이 지역사회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27일 울산시에 따르면 시는 공론화를 통해 울산공항 운영 방안을 정하기로 하고 이를 위한 연구용역을 연말까지 실시할 계획이다. 울산공항 이용객과 시설, 확장성 등 전반적인 내용을 점검하는 차원으로 현재 연구용역 입찰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울산공항을 둘러싼 지역사회의 입장은 갈수록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울산공항이 위치한 북구와 인근 중구 주민들은 울산공항 폐쇄를 촉구하고 있다. 중구는 이달 말까지 울산공항 고도제한 완화를 위한 범시민 서명운동을 전개한다. 울산공항의 경쟁력이 현저히 낮기에 고도제한이라도 풀어 지역사회 발전을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울산지역 상공계는 울산공항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물류허브 구축과 산업 재도약을 위해서라도 울산공항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논리다. 앞서 국민의힘은 이번 대선 공약에 울산공항을 산업수도에 걸맞게 업그레이드해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겠다는 내용을 포함시키기도 했다.
울산공항 존폐를 둘러싼 논란은 지난해 송 시장이 “대구통합신공항이 2028년, 가덕신공항이 2029년에 개항하면 울산은 30분∼1시간 거리에 2개의 국제공항을 두게 된다”며 존폐 논의에 불을 지폈다. 논란이 커지자 송 시장은 “폐지뿐 아니라 이전 및 확장까지 염두에 둔 것”이라며 한 발 물러섰다.
지난 18일 시민 의견 수렴을 위해 열린 토론회에서도 울산공항 폐쇄를 찬성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나왔다. 울산공항고도제한대책위원회 이영환 위원은 “일각에서 오히려 울산공항을 국제공항으로 확장하자고 주장하는데 공항 주변인 북구 진장동이 이미 개발된 상태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울산공항 폐쇄를 반대하는 측에서는 토론자가 불참해 반쪽 토론회가 됐다.
국내 공항 중 가장 짧은 2000m 길이의 활주로를 갖춘 울산공항은 1970년 11월 북구 송정동에 들어섰다. 당시는 도시 외곽이었지만 현재는 도심 중앙에 위치해있다. KTX 울산역 개통으로 부침을 겪으면서 6년 연속 연간 100억 원 이상의 손실을 내고 있다. 울산공항 존폐를 둘러싼 논란이 갈수록 커지면서 오는 6월 지방선거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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