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장애인 단체의 이동권 시위에 대한 날선 비판을 이어오고 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시민단체 등이 반박하면서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
이 대표와 장애인 단체 간 대립은 지난 24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이 약 한 달 만에 이동권 시위를 재개하면서부터다. 이 대표는 다음 날인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무리 정당한 주장도 타인의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해 가면서 하는 경우에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며 “장애인의 일상적인 생활을 위한 이동권 투쟁이 수백만 서울시민의 아침을 볼모로 잡는 부조리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문재인 정부하의 박원순 시정에서 장애인 이동권을 위해 했던 약속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오세훈 시장이 들어선 뒤에 지속적으로 시위를 하는 것은 의아한 부분”이라고도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울경찰청과 서울교통공사는 안전요원 등을 적극 투입해 정시성이 생명인 서울지하철의 수백만 승객이 특정단체의 인질이 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26일에도 “전장연은 조건을 달지 말고 당장 서울시민을 볼모로 잡는 시위를 중단하시라”며 “중단하지 않으면 제가 전장연이 불법시위하는 현장으로 가서 공개적으로 제지하겠다”고 압박했다.
이 대표가 연일 전장연과의 대립각을 세우자 정치권에선 이 대표의 발언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최혜영 민주당 의원과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에게 엄중히 촉구한다. 더 이상의 갈등 조장을 멈추라”며 “장애인 차별을 해소하지 못한 이유를 파악하고 어떻게 해소하겠다는 말하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임을 깨닫고 응당한 답변을 내놓으셔야 마땅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의 발언이 사람들의 지탄을 받는 이유는 지금까지 이 대표의 사회적 약자에 대한 태도의 결과치”라며 “약자라는 프레임을 씌워 잘못도 무조건 보호하자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들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배려와 연대의 정신으로 함께 살아가자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같은 지적에도 이 대표는 27일 전장연에 대한 공세 수위를 더욱 높였다. 이 대표는 “전장연은 독선을 버려야 하고 자신들이 제시하는 대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서울시민을 볼모삼아 무리한 요구를 할 수 있다는 아집을 버려야 한다”며 “조건 걸지 말고 (시위를) 중단하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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