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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분리 밀어붙이나…인수위 "외교부, 이관 준비하라"

IPEF 가입·공급망 안정화 등 포함

외교부, 추가 서면 보고 준비 중

인수위 내달초 조직개편 초안 계획

외교부 청사 모습. 외교부 페이스북




정부의 통상 기능 조정을 놓고 산업통상자원부와 외교부가 양보 없는 논리 싸움을 벌이는 상황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고위 관계자가 외교부에 “(통상 기능 이관에) 준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수위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인수위 내에서 통상 기능의 이관이 기정사실화돼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통상 기능 조정은 산업부에 존치, 외교부로 이관, 그리고 미국 무역대표부(USTR)와 같은 제3의 독립 기구 설립까지 여러 대안 중 최적의 방안을 확정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이에 따라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기도 전에 업무 보고 자리에서 통상 업무의 이관을 지시한 것은 답을 정해놓은 형식적 행보가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크다.



27일 서울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외교부는 24일 인수위 외교안보분과 업무 보고에서 통상 기능이 산업통상자원부로 넘어간 뒤 발생한 문제점과 외교부가 구상 중인 경제 안보 및 통상 관련 조직 방안, ‘경제 안보’를 추진하는 데 있어 외교부가 향후 수행해야 하는 역할 등에 대해 보고했다. 이에 인수위 고위 관계자는 ‘통상 기능 이관에 대비해 준비하라’는 취지로 지시했다고 한다.

외교부는 또 윤석열 정부 국정 과제에 담겨야 하는 외교 공약과 관련해 인수위에 추가 서면 보고도 준비 중이다. 이번 보고는 통상 기능을 산업부로부터 넘겨 받는다는 전제로 작성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1차 초안은 이미 기획조정실에 제출한 상태”라며 “이르면 다음 주 초 보고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종 보고에는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가입 문제 △공급망 안정화 방안 △미중 갈등 상황에서 한국이 취해야 할 소다자 및 양자 협력 방향 △신(新)정부 기본 가치에 맞는 한국 외교 방향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산업부와의 업무 중복으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결국 책임 공방으로 이어지는 것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부처의 기능 조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외교부는 통상 기능이 산업부로 넘어간 뒤 발생한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요소수 부족 사태와 대러 제재 지연을 꼽는다.

특히 대러 제재 지연과 관련해 이 당국자는 “타국에 대한 경제제재에 동참할지 말지는 외교적으로 결정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강조한 뒤 결정권을 쥐고 있는 산업부 통상교섭본부 내 무역안보국이 이를 ‘협상 대상’의 차원에서 판단해 문제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대러 제재는) 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한 사안이었기 때문에 어느 한 부처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었다”라며 “무엇보다도 무역안보국은 협상을 하는 부서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한편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은 이날 오후 삼청동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통상기능 조정 관련, 많은 추측 기사가 나왔다”면서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논의되거나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일축했다. 신 대변인에 따르면 인수위는 4월 초순에야 정부 조직 개편안 초안을 짤 계획이다. 기획조정분과 중심의 정부조직개편태스크포스(TF)가 그때까지 각 분과와 소통하며 업무 보고 내용을 수렴해 초안을 구성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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