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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수위 '군기잡기'에…가시방석된 업무보고

금융위 'DSR 조기 안착' 꺼냈다

당선인 철학과 안맞아 강한질책

법무부엔 당일 새벽에"오지말라"

부처들 줄줄이 '추가 보고' 준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워크숍에서 안철수 인수위원장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산수도 제대로 못합니까.” 정부의 한 부처는 최근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 있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업무 보고를 마친 뒤 이 같은 지적을 들었다. 이 부처가 들고 간 업무 보고에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과 일부 배치되는 부분이 있었다. 그러자 한 인수위원이 “고작 이런 보고를 하려고 왔느냐”고 꼬집었다는 것이다.

27일 정치권과 관가에 따르면 지난주 인수위원회에 업무 보고를 한 주요 정부 부처들은 줄줄이 추가 보고를 준비하고 있다.

인수위 관계자는 “다음 주 화요일까지 공식 업무 보고는 끝나지만 일부 부처는 간담회와 같은 형태로 추가 업무 보고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수위는 23일 외교안보분과를 시작으로 25일까지 통일부와 행정안전부·외교부·산업통상자원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국토교통부 등 대부분의 정부 부처들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았다.



업무 보고 분위기는 24일을 기점으로 얼어붙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윤 당선인의 공약인 ‘수사지휘권 폐지’에 반대되는 입장을 내놓자 인수위는 보고가 예정된 당일 새벽 “오지 말라”고 통보했다. 또 25일에는 원일희 인수위 수석대변인이 경찰청에 업무 보고 자료를 요구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정권 인수인계에 비협조를 넘어 적극적 방해 행위로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보고에 들어간 부처들도 인수위로부터 강한 질책을 들었다. 인수위 관계자에 따르면 실수요자들이 주택을 구매하는 데 불편함과 부담을 없애라는 윤 당선인의 지시와 달리 금융위원회는 현 정부가 추진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의 ‘조기 안착’이 필요하다는 보고를 했다. 인수위는 이 보고를 지적한 사실이 파악됐다. 인수위는 공식 서면 브리핑에서도 금융위에 “(중략) 당선인의 철학에 맞게 다양한 금융 지원 방안을 마련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명시했다.

윤 당선인이 부처 폐지를 공약한 여성가족부의 업무 보고는 25일 약 30분 만에 종료됐다. 보통 2시간 안팎의 시간이 걸리는 다른 부처와 달리 순식간에 보고가 끝났다. ‘대기’ 지시를 받은 법무부는 29일 업무 보고에 다시 나서야 한다.

지적을 받은 부처들은 추가 보고를 해야 할 상황이다. 29일 공식 업무 보고는 끝난다. 하지만 정책 간담회와 같은 형태로 사실상 ‘반성문’을 들고 국정 과제 수행 방안을 마련해와야 할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처럼 하라”는 말도 나온다. 현 정부에서 탈원전 정책에 앞장섰던 산업부는 24일 윤 당선인의 공약에 맞춰 △원전 정책의 재정립 및 수출 산업화 △에너지를 산업화하는 일자리 창출 방안 등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는 수준의 보고를 했다.

인수위 관계자는 “산업부가 탈원전을 폐기하고 원전을 조속히 가동하고 일자리까지 만드는 화끈한 방안을 보고했다”며 “부처들은 국민의 선택을 받은 윤 당선인의 공약과 맞는 업무 보고를 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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