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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30년 전 신라면 값을 아십니까?

오원석 한국투자신탁운용 연금마케팅1부장

오원석 한국투자신탁운용 연금마케팅1부장




만약 올해 일해서 번 돈으로 내년까지 생활해야 한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아마 대부분은 절반은 사용하고 절반은 남겨서 내년 생활비를 준비해둘 것이다. 질문에 변화를 좀 줘보자. 만약에 올해 일을 해서 번 돈으로 내년까지 생활해야 하는데 밥값이 올해 5000원에서 내년에 5100원으로 인상될 가능성이 높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현재의 씀씀이를 줄여서 생활비를 더 모아두거나 올해는 유지하되 내년 씀씀이를 줄이는 계획을 세울 것이다.

질문을 조금 더 확대해보자. 앞으로 은퇴까지 30년간 사회생활을 하면서 번 돈으로 은퇴 이후 30년을 생활해야만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동일한 30년이니 절반만 쓰고 절반은 저축하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어찌어찌 은퇴생활이 될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몇 가지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소비 항목이 늘어만 가는 현대생활에서 번 돈의 절반을 저축하는 것도 어렵거니와 더 치명적으로 다가오는 부분도 있으니 바로 물가다.



물가(物價)는 말그대로 물건(物)의 가격(價)이다. 즉 생활에 필요한 재화를 구매하는 데 필요한 가치를 돈으로 환산한 것이다. 물가 수준을 가늠할 때 가장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라면값과 시내버스비다. 신라면은 1992년 250원에 불과했지만 30여 년이 지난 2021년에는 890원으로 3.6배 상승했다. 서울 시내버스비도 300원대에서 1300원으로 4.3배 상승했다. 물가는 경제가 성장하는 것과 비슷한 방향성을 보인다.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해왔다는 것은 국내 경제도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다는 방증이다. 한편 물가의 지속적인 상승은 돈의 가치를 하락시킨다는 점에서 경제에 부담을 주는 부정적인 면도 있다. 특히 가계경제에 있어서 물가 상승은 가계의 실질소득을 하락시켜 소비 수준을 낮추고 소비에서 생산으로 이어지는 경제의 선순환을 저해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원래의 질문으로 돌아가서, 30년간 소득의 절반을 모았다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 물가가 상승한다면 이후 30년의 생활비는 항상 모자랄 확률이 높다. 물가가 매년 2%씩 상승한다고 가정해보자. 현재 밥값이 5000원이라면 30년 후에는 한끼 밥값이 9057원이 된다. 밥값만 오르는 것이 아니라 교통·주거·문화 등 생활과 관련된 모든 가격들이 보통 2배가 돼 있을 것이다. 즉 소득의 절반이 아니라 소득의 절반의 절반 가치가 된다는 뜻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현재 소득에서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 3분의 1만 소비하고 3분의 2를 저축해야만 할까. 아니면 나중에 정부의 복지가 좋아질 거라고 가정하고 현재 소득을 모두 소비할 것인가.

앞서 언급한 본문에 정답이 있다. 물가는 경제성장과 장기적으로 방향성이 거의 같다는 것이다. 결국 경제성장과 장기적으로 방향성이 같은 ‘무언가’에 투자해서 수익을 낸다면 내 돈의 가치를 장기적으로 보존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주식이다. 주식은 경제성장과 장기적으로 같은 방향성을 보인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요동을 치기에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1개의 주식은 요동을 치지만 50개의 주식은 상대적으로 편안하다. 50개의 국내 주식보다 100개의 다양한 국가 주식은 더욱 편안하며 100개의 주식에 100개의 채권을 더하면 더더욱 편안한 투자가 될 것이다. 내 자산을 물가로부터 지키는 투자가 필요하다. 타깃데이트펀드(TDF)와 같이 주식과 채권 등 다양한 자산에 분산된 투자는 인플레이션 시대일지라도 장기적으로 물가를 이기는 수익을 안겨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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