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통신장비 제조사 화웨이가 미국의 고강도 제재 여파로 지난해 19년 만에 역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화웨이는 전날 열린 실적 발표회에서 지난해 매출이 1년 전보다 28% 이상 감소한 6368억위안(약 122조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화웨이의 매출이 줄어든 것은 2002년 이후 19년 만에 처음이다.
분야 별로 보면 소비자 제품 매출이 전년 대비 50%나 줄었고, 이동통신 포함 통신 운영 부문 매출은 7% 감소했다. 지난해 순이익의 경우 전년 대비 76% 늘어난 1137억위안(약 21조7000억원)으로 집계됐으나, 순이익의 절반이 넘는 574억위안은 화웨이가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중저가 스마트폰 사업을 매각한 데 따른 매각대금이다.
미국이 화웨이에 부과하고 있는 고강도 제재가 매출 역성장의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정부 시절인 2019년부터 화웨이가 미국 기술이 적용된 반도체 등 첨단 제품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스마트폰과 통신장비 등 화웨이 주력 사업은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블룸버그는 “미국 제재 이후 화웨이 스마트폰은 경쟁사한테 크게 밀렸다”고 분석했다.
한편 전날 중국 선전 화웨이 본사에서 개최된 실적 발표회에는 멍완저우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부회장이 발표자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의 딸이기도 한 그는 2018년 미국의 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미 검찰에 의해 체포돼 캐나다에 억류됐다 지난해 9월 기소유예를 받고 풀려났다. 멍 부회장은 “화웨이는 ‘블랙아웃 존’을 벗어나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능력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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