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KERI)과 광주시는 레독스흐름전지 시험인증센터를 광주 남구 도시첨단산업단지 KERI 광주지역본부에 구축했다고 29일 밝혔다.
총 사업비 250억원이 투입됐으며 부지면적 1만㎡에 건축 연면적 2250㎡ 규모다. 2019년 착공해 약 3년 만에 준공됐다. 대용량 전력저장용 레독스흐름전지 시험인증센터에는 부품·소재, 스택, 모듈, 시스템 등 전지의 성능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19개 항목에 대한 44종의 장비를 갖췄다.
레독스흐름전지(RFB)는 기존 2차전지와는 달리 전해액을 별도의 용기에 보관하고 펌프로 순환, 전극에서 전해액의 산화와 환원반응으로 충·방전이 이뤄지는 차세대 대용량 이차전지다. 용기의 규모에 따른 전지용량 설계가 자유롭고 전해액의 주기적인 교체로 전지의 장기간 사용과 화재 발생 위험이 없다는 것이 큰 강점이다.
그동안 국내에 레독스흐름전지 전문 시험 평가기관이 없어 해외로 나가야 했고 이로 인한 경제적 부담, 제품 개발 지연, 핵심 설계 기술의 국외 유출 등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하지만 이번 센터 구축을 통해 국내 업체들이 빠르게 시험·인증을 받을 수 있게 돼 제품 상용화에 걸리는 기간을 대폭 단축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레독스흐름전지의 조기 상용화를 통해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스템 구축 비용을 연간 약 30% 절감할 수 있고, 탄소중립 실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센터는 국내 업체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각종 기술 지원과 정보 제공 업무를 수행하고 미래 에너지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에도 힘쓴다는 계획이다. 이 사업에는 한국전지연구조합,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전남대학교 등이 참여한다.
명성호 KERI 원장은 “탄소중립 시대는 많은 양의 전기를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는 레독스흐름전지 ESS가 필수”라며 “국내 최초로 광주에 구축된 센터를 통해 관련 업체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전지의 시험·인증을 받고, 세계 무대에서도 뒤지지 않는 기술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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