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붕괴 사고로 존폐의 기로에 선 HDC현대산업개발의 2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고 진상 규명 및 관련 손실 추계의 적정성, 책임 추궁 등에 대한 주주들의 질책이 쏟아졌다.
이날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HDC현산의 제4기 정기 주총에는 코로나19 속에서도 평소보다 4~6배 많은 125명의 주주가 참석했다. 국토교통부가 전날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의 책임을 물어 HDC현산에 영업정지 1년이나 등록 말소의 행정처분이 필요하다고 발표하면서 주주들의 관심이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한 소액주주는 붕괴 사고 손실 추정액이 적절히 추계됐는지 물었다. 이에 대해 김홍일 HDC현산 경영본부장(전무)은 “화정아이파크 손실 추정액은 1754억 원으로 일부는 지난해에 반영했고 나머지는 올해 반영할 예정”이면서 “안전 정밀 진단을 통해 손실이 확정되면 향후 재공시를 통해 정확한 금액을 밝히겠다”고 설명했다.
광주 참사와 관련한 경영진 해임 요구에 대해 회사 측은 “현재 진행 중인 수사와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재판 이후 관련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총에는 이재승 HDC현산 노조위원장이 주주로 참여해 1월 사퇴한 정몽규 HDC 회장의 퇴직금과 배당금을 반납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회사 측은 “(정 회장) 본인이 결정해야 하는 문제라 회사 차원에서 강요할 수 없다”며 “직원 사기 저하 및 성과 배분과 관련해서는 지난해부터 논의 중인 만큼 전체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총회를 주재한 권순호 HDC현산 대표이사는 광주에서의 두 차례 붕괴 사고에 대해 “뼈아픈 반성과 엄중한 책임감으로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환골탈태하는 노력으로 신뢰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쇄신 의지를 밝혔다. 또 연단에 나온 임원진과 함께 90도로 허리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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